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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사업 분할 매각 추진, 왜?

기사등록 : 2021-01-2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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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빈 그룹에 미국 법인만 분할 매각하는 방식 추진
IoT 시대 중추적 역할 담당...핵심 기술 개발은 계속할 듯
익명게시판 "인력 60% 타 사업부 이동, 30% 잔류, 10% 희망퇴직"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LG전자가 적자행진을 이어가던 스마트폰(MC본부) 매각을 검토 중이다. 관련업계에 소문은 무성했지만 최고경영자의 매각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면서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뉴스핌> 취재결과, 스마트폰 사업의 매각은 상당부분 구체화된 상태다. 일단 사업 전체의 통(일괄)매각이 아닌 분할 매각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분할 매각은 사물인터넷(IoT) 시대, 스마트폰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완전히 포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LG전자 스마트폰 윙. 2020.10.06 alwaysame@newspim.com

20일 LG전자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베트남 빈 그룹과 MC 사업의 미국법인 매각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했다.

LG전자로서는 MC부문 사업 규모를 감안할때 전체를 인수할 매수주체를 찾기 어려운데다, 생활가전과 전장부품 등 기존 사업과 스마트폰 관련한 각종 기술의 시너지를 단절시킬 이유가 없다.

스마트폰 매각설은 그동안 소문이 무성했다. 만성적자가 이어진 탓이다. LG 내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LG이노텍의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 등의 애플 납품을 위해 LG전자의 스마트폰이 테스트폰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을 정도다.

하지만 이날 LG전자 대표이사 CEO인 권봉석 사장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본부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은 그동안의 소문을 사실로 확인한 셈이됐다.

권 사장은 이메일에서 "현재와 미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라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나 원칙적으로 고용은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구체적으로 '매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모든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매각작업을 공식화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인터넷상의 직장인 익명게시판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이 잇따라 올라왔다. LG전자의 직원이라고 밝힌 한 글의 작성자는 "인력의 60%를 타 사업부로 이동시키고, 30% 잔류, 10%는 희망 퇴직을 받으려고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구광모 총수시대'가 본격화된 LG그룹의 그동안 행보도 매각 가능성에는 힘이 실렸던 대목이다. 그룹은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 전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왔다.

LG는 연료전지, 수처리,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등 비핵심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배터리, 자동차 전장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LG전자 MC사업본부 인원 추이. 2021.01.20 sjh@newspim.com

LG전자 스마트폰 부문은 지난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말까지 5조원 규모에 이르는 영업 손실을 냈다. 스마트폰 사업을 계속 유지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그렇다고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완전히 접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높다. 사물인터넷(IoT) 시대, 통신 관련 기술 개발이 꾸준히 요구되고 있어 핵심기술 분야는 계속 이어나갈 것이란 예상이다.

스마트폰은 IoT를 바탕으로 가전제품, 자동차 등 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연결해 주는 허브 역할을 한다. 최근 LG전자가 내놓는 핵심 가전제품에도 IoT 기능이 탑재돼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으로 가전을 제어하거나 케어할 수 있다. 

게다가 LG전자가 강화하고 있는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에서도 스마트폰 관련 기술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통신과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이 발전하는 상황이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이 크다. 스마트폰으로 자동차 문을 열고 잠그는 것은 물론 시동을 켜고 끌 수도 있다. 

LG전자가 베트남 빈 그룹에 북미법인 매각을 우선 추진하는 것은 빈 그룹과의 이해관계자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빈 그룹은 미국을 중심으로 북미와 남미까지 비즈니스 확대를 계획 중이다. LG전자는 3년 전부터 제조자개발생산(ODM) 사업을 빈 그룹과 공동으로 영위하며 돈독한 비즈니스 관계를 형성했다.

빈 그룹과의 거래가 성사될 경우 LG전자 미국법인에 소속된 영업망과 AS센터, R&D센터 인력, 중남미 생산공장 등이 매각대상으로 거론된다.

LG전자 관계자는 "매각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에 대한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스마트폰 개발은 계속해서 하고 있다"라고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한편, LG전자는 북미 시장에서 보급형 모델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12.9%의 점유율로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sj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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