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교보증권과 키움증권이 지배하고 있는 차액결제거래(CFD, contract for difference) 시장의 성장세가 올해에는 작년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도세 부과에 이어 공매도 금지 연장으로 CFD의 매력이 반감됐기 때문이다. 교보와 키움 처지에서는 CFD 수익 감소가 우려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CFD 시장은 급격히 성장했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국내 7개 증권사(교보증권, 키움증권, DB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가 중개한 CFD 거래금액은 1조7936억원이다. 지난 2019년 8053억원에서 122% 증가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여의도 증권가 leehs@newspim.com |
CFD 거래는 지난 2017년 교보증권이 처음으로 시작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거래금액 기준 전체 CFD 거래의 48%을 차지한다. 이어 키움증권이 2019년부터 뛰어들기 시작해 지난해 거래금액을 직전년도의 5배까지 늘렸다. 지난해에는 거래금액 기준 35%까지 지분을 키웠다.
CFD는 실제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을 정산하는 장외 파생상품을 말한다. 종목에 따라 증거금 10% 만으로 10배의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으며, 양방향 포지션 진입이 가능해 공매도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고액자산가에게 주목받았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CFD는 알짜배기 사업이다. 수수료가 0.1~0.7%에 달해 일반 주식거래 중개보다 수익성이 높다. 키움증권을 비롯해 대다수 대형 증권사는 온라인 주식거래에서 0.014%의 저율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펼치는 증권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정부가 올해 4월부터 CFD에 1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양도소득세 부과대상 대주주 기준이 현 10억원으로 유지되면서 올해부터 CFD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공매도 금지가 올해 6월까지 연장될 것으로 보이면서 CFD의 활용도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CFD 거래량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면서 "CFD는 양방향 포지션 진입이 자유로운 것이 매력인데 공매도 금지로 CFD로도 공매도가 불가능하다. 신규매도 진입이 불가능하고 청산만 가능하니 거래량 증가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CFD 시장이 작년만큼 빠르게 성장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대부분 투자자가 양도세 회피보다는 레버리지 수단으로 CFD를 활용했고, 이전에 다른 파생상품에 양도소득세가 신설됐을 때도 차익매물이 대거 발생하는 상황은 없었던 것으로 미루어 볼때 갑작스러운 위축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고액자산가 입장에서 CFD는 여전히 메리트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주식의 경우 지방세를 포함한 양도소득세가 22% 부과되기 때문이다. 다만 키움증권의 경우 해외주식에 대한 CFD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교보증권과 하나금융투자 등에서는 해외주식에 대해서도 CFD 거래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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