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투자자 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 수익 등을 낸 뒤 이를 배당해주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뮤추얼펀드)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불안정한 임대 수익료로 배당률이 크지 않아 외면받기도 했지만, 물류센터에 기반한 리츠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다. 여기에 세제지원까지 더해지면서 수익 기대감은 크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대규모 리츠들이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서부티엔디리츠, 디엔디플랫폼리츠 등이 상장을 준비 중이다. 또 리츠 상장지수펀드(ETF) 구성까지 추진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ETF를 상장하려면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이 최소 10개가 필요하다. 지난해만 6개의 리츠가 상장되면서 전체 리츠는 총 7개가 됐다. 올해 리츠 상장이 이어지면 리츠 ETF 설정도 가능하게 된다.
여기에 정부의 세제지원도 더해질 예정이다. 정부가 임대 건설 촉진을 위해 리츠와 부동산 펀드를 활용하는 민간 임대사업자에게 종부세 합산 배제 기준과 재산세 감면 기준을 각각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완화해주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여의도 오피스 빌딩 전경 [사진=상가정보연구소] |
또 공모형 리츠의 경우 뉴딜 인프라 사업과 연계해 제로 에너지 빌딩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할 경우 분리과세 혜택을 확대 적용한다. 일반인 참여의 경우 주택도시기금 융자 우대 혜택도 제공한다.
리츠는 해외부동산, 주유소, 물류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편입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경기에 따라 임대수익률이 '들쑥날쑥'한 오피스나 상가, 쇼핑몰 등 상업시설 투자보다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물류센터에 기반한 리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코스피에 상장한 국내 최초 물류전문 리츠 '이에스알(ESR)켄달스퀘어'는 일반투자자에게 인기를 모았다. 일반인 대상 공모 경쟁률 3.37대 1, 기관투자자 경쟁률 8.75대 1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청약 증거금으론 1499억원이 몰렸다. 지난해 6개 리츠의 청약 경쟁률 평균은 7.3대 1였다.
반면 오피스, 백화점, 쇼핑몰에 투자한 리츠는 지지부진한 수익률로 체면을 구겼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나서면서 쇼핑몰 등이 기초자산인 부동산 임대 수익이 줄어들고 공실률이 급등하는 등 타격을 입은 탓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평균 공실률은 12.4%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규모 상가 평균 공실률도 서울 5.7%, 경기도 4.2%, 인천 5.7%를 기록했다.
상장된 리츠의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3달간 투자 수익률을 살펴보면, 오피스에 투자한 신한알파는 -2%, 쇼핑몰에 투자한 이리츠코크랩은 -10.57%, 백화점 등에 투자한 롯데리츠는 -4.4% 기록했다. 반면 이 기간 ESR켄달스퀘어 수익률은 2.11%다.
상장 리츠의 평균 배당 수익률은 4~6% 안팎 수준이다. 지난해 리츠 보다 일반 타종목 주가 상승률이 큰 탓에 투자자들이 외면했지만 여전히 '중위험 중수익'에 속하는 상품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향후에도 물류센터 투자에 기반한 리츠에 대한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코로나19 백신 효과로 올 하반기부턴 호텔, 백화점 등의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ESR켄달스퀘어, 롯데리츠 편입 부동산의 구성이 나쁘지 않다"며 "인프라와 물류센터 등 공모 리츠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리츠의 대형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지스밸류리츠는 여주 물류센터 편입을 공식화해 저온 물류시설을 추가하기 위한 공사를 진행중인데, 향후 추가 자산 편입 여부가 리츠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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