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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너무 달린 코스피, 3000선 붕괴 '조정 불가피'…"추세 반전은 아냐"

기사등록 : 2021-01-2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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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코스피가 나흘 연속 미끄러지며 3000선을 내줬다. 증시 전문가들은 너무 급하게 달려온 만큼 일정 부분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반응이다. 다만, 과도한 우려는 경계했다. 급격한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과정일 뿐, 추세 전환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92.84p(3.03%) 하락한 2976.21p로 마감했다. 지난 7일 3000선 돌파(종가 기준) 이후 16거래일 만이다.

외국인이 1조4306억 원어치 팔아치웠고, 기관도 2550억 원 순매도했다. 반대로 개인은 1조7074억 원 순매수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 속에 1% 넘게 상승하기도 했으나, 지속적인 외국인 매물 출회로 상승분을 반납했다"며 "외국계 헤지펀드로 추정되는 팔자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화학, 통신, 철강 등 일부를 제외하고 전기전자 등 대부분의 업종군에서 매물이 나왔다"고 전했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 26일 1조9699억 원 순매도 이후 나흘째 매도세다. 27일 6216억 원, 28일 1조5670억 원어치 내던졌다. 같은 기간 기관 역시 줄곧 팔고 있다. 순매도 규모는 26일 2조2520억 원, 27일 3961억 원, 28일 3794억 원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코스피는 지난 26일 2.14% 떨어진 것을 시작으로 27일 0.57%, 28일 1.71% 내리며 이날까지 4일 연속 밀려났다.

29일 코스피가 전장 대비 92.84p(3.03%) 내린 2976.21로 마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정일구 사진기자]

최근 이 같은 조정을 두고 시장에선 주가 급등에 따른 기술적 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열 해소 과정"이라며 "새로운 위험신호나 펀더멘탈 측면의 우려가 나온 게 아니다. 워낙 빨리 올라왔다. 지금은 일단 냉각이 필요한 구간"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시장이 다 떨어졌다. 그 중 한국의 낙폭이 좀 컸는데, 올라올 때 더 빨리 왔으니 (당연한 것일 수 있다)"면서 "결국에는 핵심적인 펀더멘탈 변화가 없으면 기술적 흐름으로 해석하는 게 바람직하다. 차익 실현 구간 정도로 본다"고 덧붙였다.

임성철 흥국증권 연구위원 역시 "최근 급격한 상승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을 소화해 내는 과정일 뿐, 추세적 하락 전환의 시그널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다만, 다시 상승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수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펀더멘탈과 주가와의 괴리가 이번 조정의 가장 중요한 밑바탕"이라며 "이 부분이 해소되기엔 시간이 너무 짧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가 상승 동력, 즉 실적 개선이나 코로나19 급감, 바이든의 추가 부양책 등이 대부분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며 "유동성 때문에 급락하는 일은 없다 하더라도 당분간 횡보장세는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가장 큰 이유는 주가가 싸지 않다는 것이다. 이익 개선 속도에 비해 주가가 너무 급하게 올라왔기 때문에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또한 국내의 경우 개인들이 무작정 샀고, 미국에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런 양상이 나타났다. 그 실체가 이번 게임스톱 사태에서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과한 흐름들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기 시작했다. 개인들의 매수세가 그리 상식적이지 않았다는 게 드러났다"며 "실적에 비해 가파르게 올라왔는데, 그렇게 올라오게 한 수급 흐름에 변화가 생기면서 조정폭이 깊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향후 투자전략에 있어선 코로나19 백신 접종 상황, 실적 개선 추이 등을 확인하고 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윤지호 본부장은 "조정이 시작됐다"면서 "게다가 설 연휴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설 연휴 지난 뒤 다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승민 팀장은 "노이즈가 없진 않지만, 정책이나 코로나19 백신 이슈 등 큰 틀은 유효하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움직이는 게 정책 기대나 금리만으론 안 되고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데 실적은 또 앞서 말한 정책, 코로나 상황, 금리 등과 엮여 있다"며 "올 1분기 중에는 이런 변동성이 이어질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정이) 언제까지일지는 알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난 후 경기가 정상화되고 기업 실적이 확인되면 다시 상승 추세로 갈 것"이라고 봤다.

정용택 본부장은 "올해 2, 3분기로 가면서 경제지표가 반등하고, 실적도 올라가는 국면이 될 것으로 본다"며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상승) 추세가 (하락으로) 바뀌는 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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