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2일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북한에 대한 원전 지원 문제 관련해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해 원전을 지원하기로 하는 방향 검토했단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매우 비상식적인 논리의 비약이라고 본다. 현 상황에서 그 어떤 나라도 북한에 원전 제공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서울 종로구 도렴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1.01.22 dlsgur9757@newspim.com |
그는 "우리도 북한에 대한 원전 제공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내부적으로 검토도 안했다. 특히 청와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에선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며 "물론 북한과 대화 과정에서 원전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북한에 원전 제공하려면 최소한 5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첫째,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돼야 검토가 가능하다 ▲둘째, 유엔 포함 국제사회 대북 제재가 해제돼야 한다 ▲셋째, 북한이 비핵 국가로서 핵비확산체제(NPT)에 복귀해야 한다 ▲넷째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세이프가드 협정을 별도로 체결해야 한다 ▲끝으로 북한에 원전 제공하는 나라와 별도의 양자 원자력 협력을 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령 우리가 제공하는 원전에 미국 부품이 있으면 미국과도 별도의 원자력 협력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며 "이렇게 전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부가 이것을 검토한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역설했다.
정 후보자는 "4.27 판문점 정상회담 때 한반도 신경제에 관한 내용을 포함한 USB(이동식 저장장치)를 북측에 전달했다. 그 USB에는 한반도 신경제구상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략적 아이디어를 포함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USB에 담긴 내용에 대해선 "동해 서해 또 접경지역 경제 벨트를 중심으로 남북 간 경제 협력 구상을 담았다"며 "몇 가지 협력 방안을 담았는데, 그 중 하나가 에너지 및 전력분야다. 신재생에너지 협력, 낙후된 북한 수력 화력 발전소의 재보수 사업, 몽골 포함 동북아 지역 슈퍼그리드망 확충 등 아주 대략적 내용이 포함됐다. 원전은 전혀 포함이 안 돼 있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이런 정부를 판문점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충분히 공유했다"며 "그 이후 제가 3차례 미국 방문해서 존 볼턴 보좌관과 이런 한반도 신경제 구상 내용에 대해 설명했고, 특히 판문점 회담 끝난 직후 워싱턴 방문해서 미국에 북한에 제공한 동일한 내용의 USB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리고 (미국에) 신한반도경제구상의 취지가 뭔지 설명했다. 이것은 한반도 비핵화가 상당히 진전이 있을 경우 남북 간 경협의 비전을 제시하는 목적의 자료였다는 점 설명했다"며 "미국이 충분히 수긍했고, 사실 미국이 굉장히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이후 6·12 싱가폴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도 우리가 제공한 것과 유사한 내용의 동영상 제작해서 아이패드로 북측에 보였다"며 "따라서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USB 공개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제 판단에선 정상회담 차원에서, 정상회담 논의의 보충자료로 제공한 자료를 공개한다는 건 정상회담의 관행이라든지 현재 남북관계 상황 비춰볼 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공개하지 않고 USB에 원전 관련 내용이 없다는걸 증명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이 이상 설명 해드릴 수 없다고 본다"며 "USB 내용은 언젠간 공개될 거라 본다. 공개될 때 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의 정상통화 시기에 대해선 "곧 될 것"이라며 "뭐 문제가 있겠는가. 곧 될 것이다. (통화가 늦어지는 건) 일정 잡는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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