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1-02-05 17:08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직에서 물러난다. 도날드 트럼프 정부가 유 본부장 지지를 선언하면서 실낱같은 당선 희망을 키웠지만, 조 바이든 정부의 지지는 이끌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5일 산업부에 따르면 유 본부장은 이날 WTO 사무총장 후보직을 사퇴하고 이를 WTO에 통보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28일 WTO 일반이사회 의장은 회원국 선호도 조사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은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Ngozi Okonjo-Iweala) 후보를 차기 사무총장으로 추천하고 이날 일반이사회를 열어 추대할 계획이었다.하지만 당시 WTO 본부가 위치한 스위스 제네바의 코로나19 재확산되면서 WTO 사무총장 선출 일정 자체가 연기됐다. 게다가 당시 미국 트럼프 정부가 유 본부장 공식지지 선언하면서 WTO 회원국들은 차기 사무총장의 선출을 합의하지 못했다.
WTO 사무총장은 다수결이 아닌 회원국 만장일치 합의로 추대된다. 하지만 미국이 유 본부장을 공식지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즉시 선출하지 못한 것이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유 본부장은 WTO 회원국들의 차기 사무총장에 대해 미국 등 주요국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의 마음을 얻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유 본부장이 WTO 회원국들의 차기 사무총장에 대한 컨센서스 도출을 위해 미국 등 주요국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능 활성화 필요성 등 각종 사안을 종합적으로 감안, 후보직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직접적으로 미국이 지지를 철회했다는 언급은 없지만 주요국과 협의를 거쳤다는 점과 바이든 정부의 성향을 봤을 때 유 본부장의 사퇴에 미국의 의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앞으로도 책임 있는 통상강국으로서 다자무역체제의 복원‧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기여해나갈 예정이다. 특히 WTO 개혁·디지털경제‧기후변화 등을 포함한 전지구적인 이슈의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여해 나갈 계획이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