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대권주자 경쟁보다 차기 당권주자 경쟁이 먼저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대권 도전이 확실한 가운데 오는 5월 전당대회가 기정사실화 되어있다.
5월 선출될 예정인 차기 당대표는 올해 3월 9일 차기 대선 예비후보 등록일부터 내년 3월까지 이어지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지휘해야 한다. 여기에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부터가 '민주당 정부'임을 자임해 왔다. 대선 후보와 함께 정책과 공약을 준비하고, 또 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지휘해야 할 정당 대표인 만큼 적잖은 정치적 무게감이 실릴 전망이다.
후보군들도 "지난해 8월 29일 전당대회 이후부터 활동을 해왔다(민주당 재선 의원)"고 말할 정도로 구도는 완성돼 있다.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홍영표 의원, 민평련 활동과 을지로위 활동으로 '유능함'을 강조하는 우원식 의원, '외교 적입자'를 내세운 송영길 의원이 물밑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10.27 leehs@newspim.com |
이중 가장 먼저 준비 의사를 밝힌 인물은 홍영표 전 원내대표다. 홍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원내대표를 지내며 민주당 숙원과제였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을 발의하고, 신속처리안건 지정까지 이뤄냈다. 이후 이인영 원내대표 체제에서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협상을 진행,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대안신당 준비의원 모임 등 '4+1' 연대체를 구성하는 데 역할을 하기도 했다.
홍 의원 최대 강점은 '친문 핵심'이라는 점이다. 홍 의원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상황실장을 지내는 등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윤근 전 러시아 대사 등과 함께 친문 핵심을 구성해왔다. 지난해 8월 29일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가 접은 뒤 물밑에서 당대표 준비를 해오다 지난해 11월 의원 56명이 참여한 민주주의4.0를 발족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우원식 의원도 몸을 풀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고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따르는 모임,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과 '더좋은미래'에서 활동하면서 의원 민심을 다져왔다. 특히 2019년 초 발족한 을지로위원회에서 초대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낙연 대표 체제에서도 전국균형발전위원장을 맡으며 '정책통' 이미지를 갖춰나가는 중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원식 의원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면서도 "균형발전위원장을 맡아 전국을 돌아다니며 당원들 눈도장을 찍었다"라고 전했다. 앞서 우 의원도 지난해 8월 전당대회 출마가 거론됐지만 "비상한 시국에 치열한 경쟁보다는 위기 극복을 위해 현장에서 당의 개혁일 일구며 뒷받침할 때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히며 불출마 선언을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09.21 leehs@newspim.com |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후보군이다. 송 의원은 이미 당대표 선거에 나서본 바 있다. 2016년 전당대회에서는 컷오프를 당했지만 2년뒤 2018년 전당대회에서는 2위를 기록하며 위상이 높아졌다.
21대 국회에서는 이란 선원 억류 해제 등, 이란 국회와의 '의원외교' 성과를 내세우며 우 의원과는 다른 면에서 '유능함'을 강조하고 있다. 또 21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시의원과 도의원 등 기초의원인 민주당 대의원들을 두루 만나며 당심을 다져왔다. 지난해에는 '가덕신공항'을 줄곧 주장해오며 부산에 공을 들이던 중 '부산 명예시민'이 되기도 했다.
송 의원 강점은 인지도로 꼽힌다. 인천시장 경력이 있는데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으며 문재인 후보 수행 역할을 자임하기도 했다. 이때 적잖은 인지도를 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홍영표 의원이나 우원식 의원에 비해 송 의원을 적극 지지하는 의원 집단이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또 홍 의원과 지역 기반이 '인천'으로 겹치는 것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 후보군은 4월 보궐선거 이후 활동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홍영표·우원식·송영길 모두 저마다 강점이 있는 후보군"이라면서도 "현재까지는 '3대3대3', 모두 동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2021.02.04 leehs@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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