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신질환을 가진 미혼모를 두고 "정상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은 "전혀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고 해명, 전방위 수습에 나섰다. 김 위원장과 동행한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김 위원장이 성금과 함께 산모한테 좋다는 미역까지 선물했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2021.02.05 leehs@newspim.com |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미혼·한부모 복지시설인 애란원을 찾아 현장을 살펴보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애란원은 미국 장로교 선교사 반애란씨가 1960년 설립한 은혜의집으로 시작해, 현재 미혼 임산부와 자녀 등 36명의 생활과 양육을 지원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김 위원장을 포함해 국민의힘 약자와의동행위원장인 김미애 의원, 이종배 정책위의장, 송언석 의원, 조명희 의원 등이 함께했다.
강영실 애란원 원장은 "정신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굉장히 많이 늘고 있는데 시설에 야간인력이 없어 너무 힘들다"며 "임산부는 약을 먹지 못하기 때문에 정신병원에서 입원을 받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강 원장은 또 "특히 정신질환이나 지적 장애를 가진 미혼모의 경우 시설에서 더 취약한 상태"라며 "정기적으로 이들을 보호할 채널이 없다. 때로는 자살 시도까지 하고 있어 심각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 위원장은 "아이는 제대로 잘 보육해서 정상적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보호를 해야 하는데, 엄마의 경우 정신적으로 굉장히 최약한 상태에 있어서 보육하기 힘들 것 같다"며 "엄마도 정상적인 엄마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고"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애란원 운영상 어려움에 공감을 나타내는 발언이었지만, 이를 놓고 시설에 온 미혼모를 정상과 비정상의 잣대로 나눠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수습에 나섰다. 김 위원장과 동행한 김미애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초 지난해 연말 조용히 다녀오려고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새가 심해져 연기했다. 이후 김 위원장이 설 전에 성의 표시를 하고 싶다고 해서 알아본 곳"이라며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워낙 시설 상황이 어려우니 '엄마도 정상적이지 않겠다'라는 취지로 얘기한 것이다. 일반적인 미혼모가 그렇다는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이어 "김 위원장은 성금을 기부한 것 뿐 아니라 산모한테 좋다고 하는 미역까지 따로 준비하신 것으로 안다"며 "당 차원에서 미혼모들을 위한 지원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위원장은 애란원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고 만나 "미혼모에게서 탄생한 어린이도 문제고 미혼모 자체도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사회 시설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정부가 어떤 식으로 잘 보호해야 할지 많은 숙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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