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하나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출이 임박했다. 통상 롱리스트(다수 후보군) 선정 결과를 발표한 뒤 숏리스트(소수 후보군)를 확정했던 것과 다른 속도감 있는 행보다. 사실상 김정태 현 하나금융 회장의 재연임을 염두해 둔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종 후보는 이르면 다음 주 중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하나금융] |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5일 회의를 열어 김정태 현 하나금융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으로 된 숏리스트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지난 1월 써치펌 선정 후 14명(내부 9명, 외부 5명)의 후보군(Long List)을 정한 바 있다. 이어 금일 4명의 최종 후보군(Short List)을 확정했다.
회추위는 후보들에 대한 면밀한 검증을 위해 비전 및 중장기 경영전략, 기업가 정신, 경력, 전문성, 글로벌 마인드, 네트워크 등 회추위에서 사전에 정한 세부 평가기준에 따라 개별 후보들을 평가한 후 총 4명의 최종 후보군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윤성복 하나금융지주 회추위 위원장은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계획 및 후보추천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최종 후보군(Short List)을 확정했다"며 "회추위는 최종 후보군(Short List) 선정에 있어 하나금융그룹의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한 후보들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향후 최종 후보군에 대한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이번 하나금융 회추위의 회의 결과는 이례적이다. 통상 내외부 후보군 약 20여명을 선정 후 그 과정을 외부에 공개한 뒤 몇 차례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서 숏리스트를 추렸던 것과 대조되는 탓이다. 이번에는 1월 써치펌 이후 비공개로 롱리스트를 확정했고 이날 첫 회추위 이후 바로 숏리스트가 공개됐다.
이에 따라 차기 하나금융 회장은 이르면 내주 중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한 지난 2018년을 보면 회추위는 2017년 12월 22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약 보름 뒤 롱 리스트 확정, 그 뒤 숏리스트 발표까지는 추가로 11일, 최종 후보 확정에는 6일이 더 소요됐다.
회추위 결과를 두고 금융권에선 김정태 회장의 재연임설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차기 회장으로 거론됐던 주요 인물들이 법률 리스크에 노출된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김 회장이 1년 더 하나금융을 이끌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 회장이 재연임을 한다면 하나금융 내부 규정상 만 70세가 되는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 1년간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이진국 부회장이 숏리스트에서 제외된 점을 보면 김 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며 "유력한 경쟁후보로는 함영주 부회장이 있는데 금융당국과 행정소송이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한편 회추위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제외한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돼 있다. 윤성복 위원장을 비롯해 박원구 고려대 연구교수, 차은영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백태승 한국인터넷법학회장, 허윤 서강대학교 교수 등 8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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