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삼성전자가 미국 내 기록적인 한파로 멈춘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기술진을 급파한다.
인력 규모는 수십 명대로 공장을 재가동하기 위한 셋업 실무진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8일 이번 주 중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회사 임직원과 협력업체 기술진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와 사전 교육이 끝나는 대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을 예정이다.
美 텍사스주에 집중된 정전사태. [뉴욕타임스 그래픽 캡처] |
삼성전자 및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스틴 공장은 지난 16일 오후 4시(현지시각)부터 생산을 멈춘 상태다.
최근 미국 전역이 북극발 맹추위로 전력난을 겪으면서 오스틴시 소유의 전력회사인 오스틴 에너지는 지역 대기업들의 공장 가동을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텍사스주 역시 휴스턴 기온이 몇 십 년 만에 최저인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등 이례적인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텍사스는 연방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독자 전력망을 쓰고 있어 이번 한파로 전기 부족 사태가 보다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력을 많이 쓰는 삼성전자, 엔엑스피(NXP) 반도체, 인피니온 등 반도체 업체들이 이로 인해 가동을 멈춘 상태다.
삼성전자 측은 "사전에 전력 공급 중단 통지를 받고, 반도체 웨이퍼 생산 시설 등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사업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미국 내 반도체 생산처다. 1998년 준공됐으며 최초 설립 당시 메모리가 주력이었지만, 2011년부턴 12인치 웨이퍼에서 10나노(nm)대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
2020년 상반기 기준 2조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고용 인원 3000명, 누적투자 170억달러(약 18조7000억원)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오스틴 공장 인근 부지를 매입하면서 추가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텍사스주의 휴스턴시 외곽에 있는 포트 밴드 카운티의 한 판사는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반도체 공장 설립을 요청하는 손편지를 써 화제가 됐다.
삼성전자가 급히 기술진을 모집해 오스틴 공장에 파견하는 것은 공장 라인 중단에 따른 막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재가동을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언제 공장이 재가동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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