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현 기자 =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김경수 경남지사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주장을 연달아 비판했다. 선두주자 이 지사를 견제한 것으로 이 지사는 "내 주장만 고집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 총리는 19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지사의 '기본소득 도입' 주장에 "왜 쓸데없는 데다가 우리가 전력을 낭비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천=뉴스핌] 정종일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자사. 2021.02.19 observer0021@newspim.com |
정 총리의 입장은 지속적인 이 지사의 기본소득 도입 주장이 시기상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다.
정 총리는 "금년에 100조원 가량 국채를 발행한다"며 "지금은 재난지원금에 관해 말할 때지, 기본소득을 얘기할 타이밍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것도 때가 맞아야 한다"며 이 지사가 꺼내 든 '기본소득' 주장의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이 이런 것을 하자고 적극 지지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 총리는 "국민들은 경제가 활성화되고 노력한 만큼 소득이 생기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며 "소득이라고 말하려면 어느 정도 금액이 돼야 한다, 10만원은 소득이라 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정 총리가 이 지사의 주장에 반대하자 일각에선 두 사람이 대립각을 세웠다는 의견도 등장했다. 이에 그는 "전혀 대립하지 않는다"며 "논쟁 없이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면 그래서야 무슨 정치를 하겠느냐"고 했다.
◆ 김경수 "이 지사 공약, 현실에 적합하지 않아"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도입에 반대하는 이는 정 총리뿐만 아니다.
김경수 경남지사도 전날 '시사인'과 인터뷰를 통해 "현실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을 비판했다.
김 지사는 "기본소득이 시급한 과제로 선택받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경수 경남지사(오른쪽)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2021.02.01 kilroy023@newspim.com |
김 지사는 이 지사의 공약을 두고 "대선 공약이 현실 가능성을 완전히 벗어나면 무조건 포퓰리즘 공약을 쏟아붓는 걸로는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며 비판했다.
김 지사의 입장도 정 총리와 같다. 이 지사의 지속적인 '기본소득' 주장이 적철지 못하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이 지사가 '기승전 기본소득'만 계속 주장하면 정책 논의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며 "그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대표적인 친문계 정치인이다. 친문 그룹의 '이재명 저격'이냐는 질문에 "정책을 놓고 논쟁을 하자는데 친문이니 반문이니 그런 잣대로만 본다"며 "(그것이) 우리 정치를 외면받게 만드는 해악"이라고 답했다.
◆ 이재명 "비전과 정책 경제, 자체만으로도 환영해"
이재명 경기지사는 본인을 향한 정 총리와 김 지사의 비판에 "현재의 '기본소득' 논쟁이 이러한 좋은 경쟁의 한 사례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내 주장만 고집하지 않는다"며 "내 의견을 논박여지조차 없는 완전무결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어 "진지하고 소중한 의견을 접하며 많이 배우고 그에 따라 내 생각도 다듬어지고 있다"며 "기본소득은 어쩌면 그 자체보다 그 정책이 품고 있는 비전과 방향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정, 국민우선, 질적으로 새로운 시대를 위한 사고와 정책의 질적전환 등이 그것"이라며 "기본소득 이외에도 여러 구상들을 두려움없이 제기하고 논쟁하며 또 배우겠다"고 했다.
이 지사의 입장은 본인의 공약을 향한 '비판은 받아들이되 지속해서 과감한 공약 내세우기와 논쟁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최근 경기도 2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기본소득 주장 등 과감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최근 발표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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