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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최태원호 대한상의', 산적한 재계 숙제 어떻게 풀까

기사등록 : 2021-02-2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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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중소기업 아우르는 재계 원탑 구심점 역할
ESG 주창해 온 최태원 회장, 상생 기조 강조할 듯
정부와의 소통 강화...규제 혁신 '선봉장' 기대도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최태원 SK그룹이 서울상공회의소 차기 회장에 공식 선출됐다. 최 회장은 관례에 따라 다음 달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에도 오른다. '최태원호 대한상의'가 닻을 올린 것이다.

4대 그룹 총수 중 '맏형'인 최 회장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전체를 아우르는 재계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 회장은 정부·여당을 향해 재계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규제 혁신을 이끌어낼 적임자로 꼽힌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서울상의 정기의원총회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1.02.23 dlsgur9757@newspim.com

◆ 최태원 회장, 서울상의 회장 선임...내달 대한상의 회장 취임

서울상의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제24대 정기 의원총회를 열고 최 회장을 차기 서울상의 회장으로 선출했다.

최 회장은 서울상의 회장을 맡으면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는 관례에 따라 대한상의 회장까지 겸하게 된다. 다음달 24일 열리는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회장으로 공식 선출된다.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최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참 어려운 시기에 이런 일을 맡는 거에 대해 상당히 망설였고 여러 가지 생각과 고초가 있었지만 나름 무거운 중책이라고 생각한다"며 "서울상의를 이끌어나가며 견마지로를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와 얘기가 있어야지, 저 혼자서는 이 일을 해나가기 어렵다"며 "많은 분들이 노력해주셨을 때 경영환경과 대한민국의 앞날, 미래세대를 위해 만들어나갈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많은 협조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 4대 그룹 총수 중 최초...재계 구심점 역할 기대

4대그룹 총수.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사진=뉴스핌DB)

대한상의 회장에 4대 그룹 총수가 오른 것은 최 회장이 처음이다.

그동안 재계를 대표해오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에 4대 그룹 총수들이 이름을 올렸었다. 하지만 전경련이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면서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탈퇴했고, 급기야 현 정부 들어 입지가 좁아지자 대한상의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국내 재계를 결집하는 새로운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IT·게임·스타트업·금융 업계의 젊은 기업인들을 회장단에 대거 합류시키며 그 의지를 보였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박지원 두산 부회장,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7명의 경영인이 새롭게 부회장을 맡게 됐다.

전통적인 제조업 기업은 물론, 미래 산업을 책임질 혁신 기업들을 하나로 묶으면서 대한상의 회장단은 새로운 진용을 갖추게 됐다. 최근 높아진 위상에 최 회장과 젊은 기업인들이 대거 합류하며 국내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로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최 회장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중시해온 만큼 재계전반의 상생 기조가 확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끈끈한 관계 속에 재계 결속력 또한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정부·여당과 소통 '중책'...규제 혁신 노력 요구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과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의-민주당 공정경제TF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20.10.14 alwaysame@newspim.com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최태원호 대한상의' 앞에 탄탄대로만 열린 것은 아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정부의 기업 규제정책 등 다양한 파고가 최 회장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재계는 최근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으로 대표되는 각종 규제 법안들이 입법화되는 과정에서 기업인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한 데 따른 아쉬움을 토로해왔다. 경제단체들이 앞장서 정치권과 소통의 자리를 만들고, 대안을 마련해 전달하기도 했지만 끝내 개선을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최 회장은 4대 그룹 총수로서 재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력이 큰 경영인이다. 이를 바탕으로 최 회장이 정부·여당과의 소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재계는 기대한다. 무엇보다 최 회장이 현재 경영 최전선에 있는 기업인인 만큼, 재계 전반의 목소리를 효율적이고 적극적으로 대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박용만 전임 회장이 터놓은 기업 규제 혁신의 물꼬를 넓혀야 하는 중책도 요구된다. 박용만 회장은 지난 18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재임 중 가장 중요한 성과로 '규제 샌드박스'를 꼽으면서도, 이를 더 확대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규제 혁신은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환경 속에 국내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필수 과제로 꼽힌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이 그 선봉장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재계는 기대한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의 중심에 있는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에 선출되면서 기대가 크다"며 "최 회장은 재계와 정부·여당 사이에서 튼튼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말했다.

iamky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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