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이른바 '빅5 대학병원'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순천향대병원이 잘못된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집단감염을 초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따르면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의 두 얼굴'이라는 청원이 이날 오전 기준 4039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은 내달 24일까지 이어지며, 기간 내 20만명 이상이 동의할 경우 청와대나 관련 부처가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
24일 오전 0시 기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순천향대 서울병원의 누적 확진자 수는 총 218명이다.
이와 관련해 자신을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속 간호사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병원과 감염 관리팀의 무능함으로 집단감염이라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주장하는 청원을 게시했다.
청원인은 "병원 측은 직원들에게 '전수조사 검사 후 음성 결과가 나오지 않았어도 출근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원 측은 '각 부서의 소독은 간호사들을 중심으로 시행하라'고 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병원 전체에 퍼져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임시 폐쇄 등의 조치도 없이 전문 방역업체가 아닌 원내 인력을 사용하면 제대로 된 방역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5일에는 이미 누적 확진자 수가 128명에 달했지만, 병원 측이 신규 환자 입원을 강행했다고 청원인은 주장했다.
청원인은 "이미 코로나19는 확산됐고 자가 격리로 인한 인력 부족과 기존 환자에 대한 미흡한 관리라는 버거운 상황에서 신규 환자까지 관리할 여력이 있어 입원을 허용시킨 것인지 정말 의문이 든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순천향대병원 직원들은 병원 내부에 수십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확진자 발생 상황이나 감염관리 대책 등에 대해 공유받지 못했다고 한다.
청원인은 "인터넷 기사나 지인들을 통해 확진자 추세를 들었다"며 "불안에 떨며 누구보다 먼저 병원의 공지를 기다리고 있을 직원들에게 병원의 안일한 태도는 큰 실망감을 줬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간호사들은 하루 총 9시간의 근무를 하면서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을 가는 것까지 제한을 받았다고 전해졌다.
청원인은 "원내 식당도 이용하지 못하는데, 병원은 휴게공간이나 식사 공간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직원에게 각자 도시락을 싸오라는 말만 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자가격리자 발생으로 늘어난 업무 부담까지 떠안아야 했는데, 추가 근무수당이나 정당한 보상은 없었다며 청원인은 분통을 터뜨렸다.
청원인은 끝으로 "내가 몸담고 있는 병원이기에 (함께) 코로나19를 이겨내고자 했으나 상황의 악화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점점 숨만 조여온다"며 "병원과 감염 관리팀의 태도는 저희를 너무 지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