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다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 같아요."
2일 오전 8시 20분쯤 서울 강남구 포이초등학교에서 만난 5학년 김모 군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포이초 앞은 '첫 등교'라는 설렘이 넘쳐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프라인 개학이 연기된 지난해와 달리 정상적인 신학기 학사 일정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큰 기대감을 보였다.
오전 8시 30분이 넘어가자 부모 손을 꼭 잡은 학생들이 각양각색의 마스크를 낀 채 속속 등장했다. 학생들과 교사들, 학부모들은 서로 "안녕하세요"라며 활기찬 인사를 나눴다. "가방이 예쁘다", "머리 잘랐냐"는 등의 안부를 주고 받는 아이들도 있었다. 몸집보다 큰 가방을 메고 씩씩하게 등교하는 아이도, 졸린 눈을 비비며 등장하는 아이도 있었다.
일부 학부모들은 교문 앞에서 입학을 기념하는 사진을 찍었다. 추운 날씨 탓에 아이의 옷 매무새를 다듬어주기도 했다. 아이가 중앙 현관으로 들어갈 때까지 교문 밖에서 눈을 떼지 못 하는 학부모들도 많았다. 학부모들은 "예상보다 아이들이 엄청 많이 왔다", "학교에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온 건 오랜만이다"라며 놀라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포이초 앞.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2021.03.02 kmkim@newspim.com |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올해 첫 등교에 두근거림을 숨기지 않았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박모 양은 "새로 학교에 가니 기분이 조금 떨리고 좋을 것 같다"며 "마스크 쓰고 가는 건 안 좋은데, 좋은 친구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고 학교 선생님도 좋았으면 한다"고 웃어보였다.
5학년 아들을 둔 박모 씨는 "마치 초등학교 1학년에 새롭게 입학하는 기분"이라며 "아이도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고 좋아했는데 아이들 많은 거보니까 코로나 없을 때가 생각나서 좋다"고 말했다.
3학년과 5학년 딸을 둔 김모 씨는 "새학기 시작점이 중요하다"며 "등교 개학으로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저학년이 아니라서 심하게 걱정이 되진 않는다"며 "지난해엔 코로나19 초기라 선제적인 차원에서 등교 수업을 늦게 하는 게 맞는 일이었고, 이번엔 연장선상에서 등교 개학을 하니 당연히 적당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다만 기쁨과 설렘 속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도 엿보였다.
5학년 아이를 둔 임모 씨는 "코로나 백신이 나왔다고 해도 완전히 종식된게 아니라 걱정"이라며 "특히 집에만 있어서 교육이 너무 떨어져서 문제다. 엄마들 입장에선 다 문제고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오랜만에 학생들로 가득 찬 학교 모습에 교사들은 반색하면서도 걱정했다.
정환용 포이초 교장은 "등교 인원 수가 많은 상황인데 확진자는 여전히 300명대"라며 "학교가 감염 위험이 적다고 하는데 걱정을 안 할 수 없다. 지난해에 하던대로 방역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포이초는 중앙현관 앞에서 등교하는 학생, 학교 관계자 등에게 손소독제를 뿌려주고 발열 체크를 진행한 뒤에 각자 교실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로 외부인의 중앙현관 출입은 통제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특수학교가 일제히 개학한다.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이날부터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2학년, 고등학교 3학년은 오프라인 등교를 실시한다.
포이초의 경우 이날 1~2학년과 3학년 5학년이 함께 등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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