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의원직을 버렸다. 이를 두고 4월 총선 이후 진행될 정계 개편을 염두에 뒀다는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김진애 후보가 여론조사 약세에도 범여권 단일후보로 선출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진애 후보는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굉장히 성의와 진지성이 없다. 3·1절에 민주당이 후보를 뽑고 난 그 힘으로, 그냥 밀어붙이겠다는 뜻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 측은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과거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려 했던 경험도 있고 또 정책 토론을 통한 후보 단일화라면 자신감이 있다"며 "의원직에 연연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1월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건축사무소를 창립할 때부터 서울시장에 꿈이 있어 사무소 이름도 '서울포럼'으로 지었다"라며 "1995년부터 시정을 도우며 (서울)시장에 관심이 있었고, 2003년부터 서울시장감이란 이름이 오르내렸고, 2010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고민하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김진애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의원직 승계예정자인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뒤 나서고 있다. 2021.03.03 leehs@newspim.com |
김 후보는 2011년 보궐선거에서도 출마를 고민하며 출마 선언문을 써뒀다고도 했다. 다만 당시 박원순 변호사가 출마 선언을 하자 꿈을 접었다. "2011년의 시대정신이 시민운동가에 있다"고 봐서다.
이번에는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인다. 부동산 정책이 최대 화두가 된 만큼 "'도시 전문가'에 시대 정신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김 후보 대표 공약인 미드타운은 서울시내 307개 역세권 인근 4~5층 짜리 건물 재건축·재개발로 요약된다. 또 재건축·재개발 등을 통해 새롭게 생긴 공간을 공공임대주택이나 시민들의 공동 공간으로 활용하고, 개발 이익을 일부 환수해 공익을 위해 사용하는 방안이다. 이 과정에서 공공과 민간의 파트너십 모델을 형성, 부동산 생태계를 정상화해야한다고도 말한다.
"몇 만호를 짓겠다"는 식의 여야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에 대해서는 "뭘 모르고 하는 소리"라 꼬집고 있다. 실현 가능성이 낮을 뿐더러 도리어 주변 집값만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범여권 유력 후보인 박영선 민주당 후보의 대표 공약인 '수직정원'과 '21분 다핵도시'에 대해서는 각각 "SF 같은 공약", "숫자 21에 맞추다 보니 남산지역에도 다핵도시를 구상한다 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특히 지난 3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는 "문재인 정부 아킬레스건인 부동산을 어떻게 풀지, 긍정적인 부동산 정책 신호를 보내지 못하면 내년 대선도 위험하다 생각해 나섰다"라며 "거기엔 제가 최고 적임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내년 대선 전 정계 개편을 앞둔 '지분 확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앞서 열린민주당과 민주당 모두 당대당 통합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뿌리가 같은 정당인 만큼 화학적 결합도 어렵지 않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다만 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수를 갖춘 만큼 '흡수 합당'이 되지 않도록 김 후보가 총대를 멨다는 시선이다.
특히 여야 선거 구도가 1대1 구도로 치러지는 만큼 지지율 1%가 아쉬울 수 있다. 김 후보는 "시간이 부족한 쪽은 민주당"이라며 "시간은 김진애 편이다"라는 입장이다.
다만 민주당은 단일화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다. 김 후보가 지지율이 높지 않은데다 열린민주당 정당 지지도도 민주당에 미치지 못해서다.
민주당은 우선 단일화 논의를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김 후보가 내건 조건은 받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후보 단일화 조건으로 박영선 후보의 수직정원 공약 폐지·21분 다핵도시 공약 철회를 내밀었다. 단일화 방식으로는 TV토론 배심원단 평가·일반 시민 여론조사·국민선거인단 경선 등 2011년 박원순-박영선 단일화 모델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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