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공아파트 분양원가 자료를 은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H공사는 마곡 15단지 설계내역 등 일부 자료를 분실했다고 주장했다"며 "SH공사가 분양가를 부풀려 부당이득 등을 감추기 위해 고의로 원가자료를 숨기고 사법부와 시민을 속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열린 SH공사 마곡 분양원가 자료 은폐의혹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3.04 yooksa@newspim.com |
경실련에 따르면 SH공사는 지난해 12월 22일 행정소송 재판부에 '마곡 15단지 설계내역서는 사무실 이전 중 분실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서증을 제출했다. 하지만 SH공사는 지난달 15일 분실했다던 자료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했다.
앞서 경실련은 2019년 4월 SH공사가 마곡·내곡지구 등에 대한 설계내역서와 하도급내역서 등 세부 자료에 대한 정보 공개를 거부하자 같은 해 7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듬해 4월 이듬해 4월 1심 재판부는 SH공사가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 자료를 제외한 나머지 자료를 공개하라며 경실련 측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경실련은 "원가자료를 고의로 은폐하고 사법부와 서울시민을 속인 SH공사에 대해 검찰 고발 등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서울시장 후보들은 부당이득을 취하기 위해 자료를 은폐하는 SH공사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방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날 SH공사가 자료를 고의로 은폐한 것은 평당 분양가와 건축비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 의원에 따르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발산 4단지는 평당 598만원이었지만, 이후 마곡 15단지의 평당 분양가는 1218만원으로 뛰었다. 평당 건축비 역시 발산 4단지 366만원, 마곡 15단지 568만원으로 2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하 의원은 "건축비가 오르더라도 자연물가인상분 정도 오를 뿐 이렇게 폭등한 것이 수상하다"며 "비리가 없었다면 법적 위증까지 하며 숨기려고 했겠느냐"라고 했다.
SH공사는 자료 은폐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관련 자료를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는 것.
SH공사는 이날 낸 자료에서 "원도급내역서 및 설계내역서는 업체의 영업비밀이라 공개가 불가하다고 판단했다"며 "하도급거래내역은 SH공사가 생성한 문서가 아닌 원수급인과 하도급업체 간 사적인 서류이며, 하도급내역서의 경우 SH공사와 직접 계약 서류가 아니므로 공사에서 공개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자료가 각 사업부서별로 흩어져 있어 찾는 데 다소 시간이 지체되면서 일부 자료를 기한 내 찾지 못해 부존재 처리한 것"이라며 "2심 진행 과정에서 부존재 자료를 추가로 찾아 제출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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