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산업

경영에 손 떼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소유는 '더 쥔다'

기사등록 : 2021-03-11 06:16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개인회사 두 지주사 합병하면 지배구조 '탄탄'
일감몰아주기 논란 해소·2세 승계 작업도 유리
장·차남 이사회 의장 물려받아 2세 승계 시험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이달 말 주주총회를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지만 그룹 내 지배력은 더욱 막강해질 전망이다.

연내 '지주사 합병-사업회사 3사 합병' 작업이 마무리되면 서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서 회장의 이사회 의장 자리를 물려받게 될 그의 장남과 차남은 통합 작업을 거치며 본격적인 '2세 승계'를 대비한 시험대에 오른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서정진 회장은 이달 말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치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다만 '3사 합병'의 열쇠는 여전히 서 회장이 쥐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지난 2월 25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스타트업파크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기조 발표를 하고 있다. 2021.02.25 mironj19@newspim.com

3사 합병의 선결 조건은 셀트리온그룹의 두 축인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합병한 통합 지주사로의 체제 전환이다. 서 회장은 두 지주사의 지분을 각각 96%, 100% 소유하고 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를 통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을 지배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서 회장이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출자해 출범시킨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가 24.33%로 최대주주이자 서 회장 본인도 11.2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지주사 체제가 장착되면 사업회사인 3사를 합병해 글로벌 대형 제약사(빅파마)들과 경쟁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춘 제약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복안이다. 공정거래법상 새로 만들어진 홀딩스는 1년 이상 존속해야 하기 때문에 오는 9월 이후 두 지주사의 합병이 추진될 수 있다.

두 지주사의 합병은 사업 역량을 결집시킨다는 명목도 있으나 서 회장의 지배력을 응집시킬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된다. 서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더라도 지주사의 압도적인 지분율로 회사를 안정적으로 소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합병 작업이 완료되면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은 셀트리온홀딩스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아 셀트리온이 만든 바이오의약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구매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거래는 일감몰아주기에 해당돼 공정거래위원회 규제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연구·생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해외판매, 셀트리온제약은 국내판매를 각각 맡고 있다.

무엇보다 복잡한 지배구조를 '통합 지주사→통합 사업회사'로 단순화할 경우 2세 승계 시 지주사 지분만 물려주면 돼 승계 작업도 한층 수월해진다.

3사 합병작업은 30대인 두 아들의 경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셀트리온그룹 3사는 이달 주주총회에서 서정진 회장의 장·차남을 사내이사로 각각 선임한다.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장(수석 부사장)은 오는 26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사내이사로,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 제조부문 운영지원담당장(이사)은 같은날 셀트리온헬스케어 사내이사로 각각 선임될 예정이다.

3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서 회장의 임기가 이달 말로 종료되면서 이사회 의장 자리를 사내이사로 선임된 아들들에게 넘겨 줄 가능성이 높다. 서진석 부사장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서준석 이사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것으로 점쳐진다.

서 회장은 약속한 대로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두 아들에게 이사회 의장 자리를 넘겨주면 공식적으로 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 그럼에도 지주사의 최대주주로 실질적인 그룹 소유자인 서 회장은 이사회 의장 자리를 넘겨 준 두 아들과 소통하며 그룹 통합작업을 진두지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 회장은 지난 2019년 1월 기자간담회에서 "은퇴 후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아들에게는 이사회 의장을 맡기고 회사의 미래를 고민하는 역할을 하도록 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코로나19 치료제와 신약 개발, 판매 등 기업경영은 전문경영인(CEO)이 총괄하고, 두 아들은 셀트리온그룹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