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택배노동조합은 11일 CJ대한통운 대리점이 사회적합의를 어기고 택배 분류작업을 택배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합의에 따라 분류작업은 택배사와 대리점이 함께 책임져야 하지만 CJ대한통운 대리점들은 분류인력 투입에 단 한 푼의 비용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월 택배사와 택배노동자는 택배 현장에 별도 분류인력을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를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사회적합의를 CJ대리점들이 지키지 않았다는 게 택배노조 주장이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전국택배노동조합이 3월1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에 있는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한태희] 2021.03.11 ace@newspim.com |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화성터미널 소속 대리점 소장들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 분류인력이 제대로 투입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이 대리점에서는 분류인력이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만 투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택배노동자는 새벽 6시 30분부터 출근해 분류작업을 하고 분류인력이 퇴근하는 오후 2시 30분 이후에도 같은 작업을 한다.
CJ대한통운 춘천터미널 소속 대리점과 안성터미널 대리점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한다. 대리점들이 택배노동자에게 분류작업을 하라고 직접 요구하거나 강요한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이경윤 CJ대한통운 화성부지회장은 "택배분류까지 택배노동자는 하루 14시간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며 "약속을 지키고 분류인력을 투입해 택배노동자 과로사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택배노조는 이날 택배대리점 갑질도 폭로했다. 대리점 소장이 택배노동자에게 준 수수료를 매월 수십만원 부풀리는 식으로 본인 소득을 줄여 세금을 수천만원 탈루했다는 주장이다. 일부 대리점은 택배노동자에게 세금 관련 서류를 대신 작성해주고 수수료를 받겠다는 명목으로 기장료를 매달 10만원씩 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기장료를 챙긴 기간이 6년 7개월이며 액수만 총 4000만원에 달한다고 택배노조는 주장했다.
권순모 CJ대한통운 안성지회장은 "세금을 택배기사에 전가하면 택배기사는 소득을 늘려 신고할 수밖에 없고 이는 4대 보험료 증가 등으로 이어진다"며 "기장료도 받아가지만 기사들이 직접 세무신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본사가 대리점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대리점들의 불법비리행위와 사회적합의 위반행위가 도를 넘어섰다"며 "CJ대한통운은 지금 당장 원청으로서 철저히 조사하고 온갖 갑질과 불법행위에 대해 엄중 조치해야 한다"고 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