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오세훈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상승세가 무섭다.
야권 최종 단일화 파트너인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와의 대결에서 오차범위 내이지만 처음으로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의 본선 가상대결에서도 '초접전' 승부를 벌이고 있다.
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정가에서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흩어져 있던 야권 지지층이 오 후보에게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마지노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점치는 견해도 나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2021.03.11 kilroy023@newspim.com |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8~9일 국민 여론을 조사한 결과, 야권 단일후보로 오세훈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8.4%로 집계됐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38.3%)과 0.1%p 격차다.
오차범위 내 결과이지만, 오세훈 후보가 안 후보를 제친 것은 처음이다. 아울러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도 오 후보는 44.3%의 지지율로 박 후보(37%)를 제쳤다.
오 후보는 지난 12일 KBS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자신의 지지율이 상승한 이유에 대해 "첫 번째로 제가 내놨던 공약이 조금 더 현실성이 있다고 판단해주신 것 같다"며 "두 번째로 한 정치인의 궤적이나 그 사람이 견지해왔던 원칙, 합리성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신 것 같다"고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세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에 관련해 "앞으로 계속 올라서 결국 오세훈 후보가 이길 것"이라며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오신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오 후보의 지지율 상승 요인에 대해 "국민의힘 후보가 최종 선출됐으니, 안철수 후보에게 가있던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조금씩 결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위원장은 이어 "오세훈 후보는 오른쪽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라며 "이에 (중도층을 표방하는) 안철수 후보와 겹치는 중간 지점에서의 싸움이 본격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지만, 의미있는 결과인 것 같다"라며 "이전에 심한 경우에는 (안 후보에게) 더블 스코어로 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권영세 의원은 "국민의힘 후보가 늦게 결정됐을 뿐 아니라 처음에는 당내 여론 때문에 (오 후보가) 낮게 평가됐었다"며 "그러나 최종 후보로 선출된 후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헀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이어 "지금까지 (오 후보가) 안 후보한테 전반적으로 뒤지는 여론조사들이 많이 나왔지만, 이번 주말과 내주 초를 계기로 역전까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서울 지역 정가에 밝은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나경원 전 의원에게 결집됐던 지지층이 오 후보에게 이동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계자는 "오 후보가 이번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를) 이겼다고 앞섰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다만 안 후보가 상대적으로 정체된 가운데 추세 상 오 후보에게 국민의힘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는 양상이다. 누가 단일후보가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3.8 세계 여성의날 행사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1.03.08 photo@newspim.com |
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에 오르자 일각에서 야권 단일화가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행보를 보면 단일화가 깨질 우려는 없다고 전했다.
권영세 의원은 "여론조사를 보면 단일화가 안됐을 경우 오 후보와 안 후보 모두 지는 결과가 나온다"라며 "이미 100% 시민 여론조사로 단일화를 하기로 합의했으니, 순조롭게 단일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오세훈 후보 측 핵심 관계자 역시 "(단일화가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양 후보가 두 번이나 만난 것"이라며 "단일화 취지를 없애기 위해 정책협의체도 구성키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오세훈 후보가 김종인 위원장을 비롯해 당 지도부와 달리 대폭적으로 양보하는 결단을 내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단일화가 깨질 가능성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서 ±3.5%p다. 보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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