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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새로운 기회] 누가 더 '착한 배터리' 만드나…배터리 3사, 승패 가른다

기사등록 : 2021-03-1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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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삼성SDI‧SK이노, ESG 경영에서 최후 승자 결판
배터리 생산 전 과정 뿐만 아니라 원재료에도 ESG 적용한다

[편집자]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의 약자) 경영은 더 이상 한 때의 트렌드가 아닙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환경파괴, 산업재해, 재난, 금융사고 등 부정적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이른바 착한기업에 '글로벌 머니'가 몰려가고 있습니다. 잘 준비하지 못하면 위협이고 반대의 경우는 새로운 기회입니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은 국내외 ESG 현황과 과제를 짚어보는 대기획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ESG 경영을 응원합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국내 배터리 업계에도 ESG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들은 앞 다퉈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탄소배출량, 윤리적 원자재 수급,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 등 다양한 시도를 모색하고 나섰다.

이런 분위기는 전기차 주요 시장인 유럽과 미국에서 엄격한 환경‧도덕적 기준을 내세워 이른바 '착한 배터리'만 허용하는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ESG 경영 전환 성패 여부에 '생존'이 달렸다는 말도 공공연하게 나온다.

◆ 유럽‧미국, 배터리 셀 공장 재생에너지 100% 전환 박차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성장에 발 맞춰 해외 배터리 셀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동시에 ESG 경영 전환 관련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LG화학 배터리 [사진=LG화학] 2020.01.21 yunyun@newspim.com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배터리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전 과정에서 지속가능성 준수 의무 법제화 계획을 밝혔다.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탄소배출량, 윤리적 원자재 수급, 재활용 원자재 사용 등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만 유럽 내 유통을 허가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선두 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셀 공장에서 배터리 생산에 소비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간생산 70GW(기가와트) 규모의 폴란드 공장은 이미 2019년부터 재생에너지 100%를 사용해 운영 중이다. 미국 공장은 지난해 7월부터 재생에너지 100% 사용해 운영 중이다. 한국과 중국 공장은 오는 202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목표로 한다.

나아가 배터리 원재료 생산,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도 감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협력사의 탄소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지원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최소화를 위한 최적의 운송 수단을 모색하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에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납품하는 LG화학은 지난해 12월 중국 우시 양극재 공장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수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는 아직 재생에너지를 100%로 사용해 운영하는 공장은 없지만 일찍이 배터리 생산과정의 탄소배출량 산출 평가를 도입해, 탄소배출량 감축에 앞장서 왔다. 지난 1995년 배터리 제품에 대한 전 과정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를 수행해 원재료 채취부터 폐기 처리까지 제품의 전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확인하고 개선방안을 수립해왔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 2004년 국내 기업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다우존스 지속가능 경영지수(DJSI) 월드 지수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16회로 국내 기업 중 최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삼성SDI 자원회수 프로세스 표 [사진=삼성SDI] 2021.03.12 yunyun@newspim.com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소재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도입에 나섰다. 지난달 국내 공장 최초로 배터리소재 사업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사업장에서 필요한 전력 100%를 친환경 전력 사용을 발표했다. 해외사업장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2030년까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전히 상쇄하겠다는 중장기 성장 전략인 '그린밸런스 2030'를 실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최근 유럽연합(EU)의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CCS)을 위한 연구 협력 체결을 밝히기도 했다. CCS는 화석연료 기반 산업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을 방지해 실질적인 탄소배출 절감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 콩고 코발트 아동 노동 착취...RMI 가입해 전 과정 '투명'하게

배터리를 만들 때 사용하는 '원재료'에 대한 ESG 적용도 점차 깐깐하게 하고 있다. 환경, 인권, 반부패 등을 고려한 깨끗하고 투명한 공급망을 갖춰 나가는 것이다.

지난 2019년 코발트 전 세계 최대 매장국인 콩고 내 코발트 광산에서 아동 노동 착취 문제가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올랐었다. 콩고 내 코발트 광산에서 일하던 아동 광부들이 사망, 부상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해당 코발트 채굴회사 뿐만 아니라 해당 원재료를 공급받아온 애플, 구글,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첨단 기업들이 피소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충청북도 증평 분리막 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2020.11.13 yunyun@newspim.com

원재료의 생산 과정에 대해 들여다 보는 움직임이 활발해 진 것이다. 자동차 배터리 OEM사들의 배터리 제조 과정 내 이러한 문제가 있는 원재료 사용 여부를 확인하고 나섰다.

이를 계기로 배터리 3사는 그해부터 배터리 원재료의 윤리적 생산과 유통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기구인 RMI(책임 있는 광물 조달 및 공급망 관리 연합)' 가입을 시작했다. RMI는 4대 분쟁광물(주석, 탄탈륨, 텅스텐, 금)과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재료의 원산지 추적 조사 및 생산업체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인증 등을 실시하는 글로벌 협의체다. 지난 2008년 설립됐으며 BMW, 폭스바겐, GM, FCA, 포드, 볼보, 테슬라 등도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나아가 RMI 모니터링 외의 광물들로 확대를 준비중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코발트 뿐만 아니라 니켈, 리튬, 천연흑연 등 배터리 원재료로 활용되는 광물들도 환경, 인권, 반부패 등을 고려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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