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투기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스스로를 '시민 안철수'라 칭하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마음을 담아 공직자들의 신도시 투기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촉구한다"고 적었다.
[서울=뉴스핌] 김지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3일 게시한 국민청원. 2021.03.14 mine124@newspim.com |
안 대표는 "대통령께서는 현재 제1야당을 대표하는 분과도 만남이나 대화가 없으셨던 것 같다. 나 역시 국민의당 대표 또는 서울시장 후보로서 여러번 대통령께 호소하고 요청했지만, 메아리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에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곳에 글을 올렸다"며 "국민청원에는 반응을 하시기 때문"이라고 청원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합동조사단의 LH 투기 의혹 1차 조사결과, 국토교통부와 청와대에서 투기 의심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며 "정부여당이 조금이라도 진상 규명에 관심이 있다면 검찰에 수사를 맡기는 '신의 한 수'를 찾아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렇지 않다면 윤 전 총장이 걱정했던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이 예언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LH 투기 의혹 사건이 아니라 신도시 투기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조사가 아니라 전면적인 수사를 벌여야 한다"며 "국토부의 셀프 조사, 경찰의 뒷북치기 압수수색은 사건 관계자들에게 증거인멸의 시간만 벌어준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반부패 수사역량을 축적한 검찰이 나서는 게 백번 옳다"며 "현행법으로도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로 여겨진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신도시 투기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검찰 수사와 처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번 보궐선거뿐 아니라 내년 대선에서 부동산 참사와 공정의 훼손을 자행한 이 정권의 무능과 위선은 국민들의 분노라는 해일에 쓸려갈 것"고 경고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도시 투기 사태와 관련해 서울 강남구 선릉로 LH서울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3.14 photo@newspim.com |
다음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국민청원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문재인 대통령님.
국정 운영에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시민 안철수입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국민청원을 올립니다.
윤석열 전 총장의 마음을 담아 공직자들의 신도시 투기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촉구합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대통령께서는 현재 제1야당을 대표하는 분과도 만남이나 대화가 없으셨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국민의당 대표 또는 서울시장 후보로서 여러번 대통령께 호소하고 요청했지만, 메아리가 없었습니다. 이에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곳에 글을 올렸습니다. 국민청원에는 반응을 하시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권력'에도 공정한 칼날을 들이댔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퇴임하자마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시면 안됩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이번 투기 사건에 대해 "특권과 반칙으로 공정한 게임 룰을 파괴함으로써 청년들을 절망에 빠뜨린 사건", "공정한 경쟁은 국가의 근본에 관한 문제", "망국의 범죄"라면서 엄정한 수사와 고강도 수사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습니다. 정부합동조사단의 LH 투기 의혹 1차 조사결과, 국토교통부와 청와대에서 투기 의심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부여당이 조금이라도 진상 규명에 관심이 있다면, 검찰에 수사를 맡기는 '신의 한 수'를 찾아내야 마땅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윤 전 총장이 걱정했던 '부패완판(부패가 완전히 판친다)'이 예언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입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이번 사건은 "LH 투기 의혹 사건"이 아니라 '신도시 투기 사건'입니다.
2018~19년 2년간 3기 신도시 지구에서 논밭을 중심으로 일어난 토지 거래(필지 기준)만 해도 약 1만건, 금액 기준으로는 최소한으로 잡아도 3조~4조원으로 추정됩니다. 서울에 근접한 수도권 논밭에 빚내서 투자하는 것은 개발에 대한 정보를 이용한 투기성 거래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 하나의 예마저도 '새발의 피'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그간 정부 주도의 수많은 신도시개발 당시의 공무원과 공공부문 관계자들의 집단적 투기 사건들이 수면 아래 거대한 빙산을 이루고 있을 수 있습니다.
어느 정권에서나 대형 사건이나 사고는 일어납니다. 하지만 진상 규명의 과정이 불공정하고 결과가 부정할 때, 그 사건 사고는 의혹 투성이의 '게이트'가 됩니다. 이번 사건은 '신도시 투기 게이트'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대통령께서 "조사와 수사를 병행하라" 하셨습니다. 하지만 조사는 조사받는 사람들의 동의를 전제로 합니다. 개인정보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조사할 수 없습니다. 실제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해 6월 재판정 앞 포토라인에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은 강제수사 권한이 없기 때문에 감찰에 불응한 분에 대한 감찰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감찰을 중단시킨 게 위법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조사'가 아니라 전면적인 '수사'를 벌여야 합니다. 왼손이 왼손을 자를 수 없습니다. 국토부의 '셀프 조사', 경찰의 뒷북치기 압수수색은 사건 관계자들에게 증거인멸의 시간만 벌어준 꼴입니다.
반부패 수사역량을 축적한 검찰이 나서는 게 백번 옳습니다. 하지만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검찰 장악을 위해 거칠게 두부모 자르듯 수사권을 조정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은 거대 여당의 힘을 남용해 형사소송법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여당 친문 강성파 의원들은 중대수사청을 만들어 검찰에 남은 6대 중대범죄 수사까지 완전히 박탈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찾으면 길이 열릴 것입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검찰 수사 대상이 맞습니다. 현행법상 검사는 공공주택특별법위반, 건축법농지법 위반 등을 수사 개시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이는 부동산 투기 수사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입니다. 1,2차 신도시 관련 부동산 투기 수사에서 당시 검찰은 부동산 투기 사범을 허위공문서작성, 직무유기, 각종 뇌물죄, 조세포탈, 변호사법위반 등으로 기소했습니다. 현행법으로도 검찰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로 여겨집니다.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못한다면 신도시 투기 사건은 잔챙이들 꼬리만 자르고 봉합하는 희비극이 될 것 같습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라더니 '국민의 재산권과 전쟁'을 벌이면서, 자신들은 전쟁 특수를 누린 결과가 될 것입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 이유가 공정과 정의의 공백을 통해 '내 편'을 두 발 뻗고 편히 잠잘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습니까? 거악(巨惡)들에게는 해피엔딩 희극, 국민 모두에게는 비극이 될 것입니다.
저는 '신도시 투기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부동산 국가주의'라고 생각합니다. 현 정부여당과 전임 서울시장은 '공공은 선, 민간은 악'이라는 반(反)시장적 이분법 이념의 포로였습니다. '공공주도'로 절대권력을 쥐게 된 공공 분야가 절대부패로 이어진 것입니다. 절대부패를 외과수술 식으로 정확하게 도려내지 않으면 망국의 암 덩어리가 될 것입니다. 수술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국가기관은 현재 검찰 외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이 이뻐서가 아닙니다. 절망에 빠진 국민, 특히 평생 노력해도 집 한 채 살 수 없는 대한민국 미래세대에게 조금이라도 '공정이 살아있는 대한민국'에 대한 희망의 끈을 이어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신도시 투기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검찰 수사와 처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보궐선거뿐 아니라 내년 대선에서 부동산 참사와 공정의 훼손을 자행한 이 정권의 무능과 위선은 국민들의 분노라는 해일에 쓸려갈 것입니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검찰 수사를 촉구합니다.
대통령님과 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운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mine1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