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단일화 과정이 순탄치 않은 것에 대해 "국민의당이 기호도 쓰지 말자고 하고, 당명도 쓰지 말자고 하는 무식한 소리를 하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단일화는) 상식적인 선에서 떼를 쓰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될 수가 있다"며 "국민의힘 기호 2번 오세훈 후보, 국민의당 기호 4번 안철수 후보라고 물어보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kilroy023@newspim.com |
오세훈·안철수 후보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반드시 야권 단일화를 이룬다는 공감대를 이뤘다. 그러나 양측 실무협상팀의 협의 과정은 매끄럽지 못하다.
양측 후보는 오는 17~18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19일 단일후보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여론조사 세부 내용과 관련해서는 확연히 의견이 갈린다.
국민의당 측은 여론조사 문항에서 정당 명칭과 기호(국민의힘 2번, 국민의당 4번)를 빼고 이름 '석 자'로만 승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인 이태규 사무총장은 지난 9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실무협상팀에서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보궐선거에 나오는 후보가 이름 석 자 가지고 평가할 수 없는 분이면 본선 경쟁력이 있겠느냐"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제1야당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서울시장을 두 번이나 했다. '국민의힘'을 안 붙인다고 시민이 판단을 못 한다면 그 자체가 난센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 실무협상팀은 지난 12일 3차 회의를 갖고 TV토론과 여론조사 문항 등을 확정하려고 했다. 그러나 4시간에 걸친 비공개 회의에서 양측 실무협상팀의 고성이 오가는 등 아무런 협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아울러 지난 주말에도 비전발표회를 놓고 양측이 다른 입장을 내는 실랑이를 벌이며 협상이 난항에 빠지기도 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실무협상이 난항에 빠진 것 같다'는 질문에 "실무협상에서 상식에 맞지 않는 소리를 하니까 (회의에서) 고성이 오가는 것"이라며 "협상이라는게 원래 항상 그렇다"고 지적했다.
오세훈·안철수 후보는 토론 횟수와 일정도 확정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비전발표회와 TV토론 외 유튜브를 활용한 토론을 통해 서울 시민들에게 양 후보를 알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당은 단일화 일정이 촉박한 만큼 토론 횟수를 늘리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세상에 토론도 못하는 사람이 무슨 서울시장을 하려고 하나"라며 "상식에 맞지 않는 짓을 자꾸 하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김종인 위원장은 안철수 후보와의 회동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당초 안 후보는 지난 10일 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만남을 요청했다. 단일화를 이루기 전에 야권의 큰 어른인 김 위원장에게 인사를 드리는 차원이라는 것이 안 후보 측의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안 후보와 언제 만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할 얘기도 없는데 만나서 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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