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자진사퇴하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가뜩이나 불리한 선거구도가 LH 사태로 더욱 수세에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지난 주말 여야 가상 양자대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예비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각각 박 후보를 누른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여론조사)숫자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민심 추세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 복잡한 속내를 내비쳤다.
박영선 캠프 핵심 관계자는 15일 오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민주당에 귀책 사유가 있는 동시에, 정권 말기에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구도 자체가 불리하다"며 "항상 박 후보가 따라가는 구도다. 현재로선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4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광장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2021.03.14 yooksa@newspim.com |
◆ 박영선 캠프측 "여론조사 격차 크게 신경 안쓰지만...추세 쉽지 않다"
앞서 여론조사기관 에스티아이가 지난 12~13일 이틀간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 결과, 범야권 단일후보로 오 후보와 안 후보 중 누가 되더라도 박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 후보 격차도 20%p 안팎으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다만 이번 여론조사 직전 에스티아이 측이 실시한 여론조사가 지난 2019년 12월 4일 경기 여주시 국회의원 선거 정당지지도였던 만큼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시각도 있다.
박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격차가 크게 났다는 것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면서도 "(선거)추세가 쉽지 않다는데 모두가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LH발 '악재 걷어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여권에서 처음으로 특별검사제 도입을 제안하는 한편 ▲3기 신도시 개발예정지역 및 대규모 택지개발예정지역 내 토지 소유자 전수조사 ▲이해충돌방지법·부동산거래법 제정 등 근본적 투기방지대책 수립 ▲토지주택개혁위원회를 통한 토지·주택 개혁정책 수립 등을 주도적으로 내걸었다.
야당이 제안하고 몰아부쳐야 할 정책들이지만 여당의 선거 출마 후보가 직접 제안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됐다. 선거를 직접 뛰는 후보의 위기감이 그대로 묻어나왔다는 평가가 많았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LH사태에 정치권이 너무 머뭇거린다. 전수조사도 국회가 솔선수범하고 이해충돌방지법도 시급히 처리하자"며 "정부는 초강력 수사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초강력 재발방지대책을 준비 중이다. 국회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바란다"라고 썼다.
박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는 "처음부터 박 후보가 쫓아가는 구도였고 이는 지금도 다르지 않다"며 "LH는 LH대로 발본색원하고 선거운동은 선거운동대로 진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2021.03.12 leehs@newspim.com |
한편 박 후보 캠프는 현직 의원과 전직 장관이 합류한 '매머드급' 선대위 발족에 이어 사회 각계각층 지지세를 끌어 모으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체조 은메달리스트 여홍철 선수,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심권호 선수를 비롯한 메달리스트·국가대표 선수들과 체육계 주요인사 18명이 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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