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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에 빌린 주식잔고 'V'자 반등...증권사들 공매도 물량 확보戰

기사등록 : 2021-03-16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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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차거래 잔고, 올해 들어 42조로 반등
증권사들, 주식대여서비스 가입 확대
공매도 재개시 기관들에 빌려줄 물량 확보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장기투자 목적으로 주식에 목돈을 투자한 A씨는 올해 들어 거래 증권사로부터 주식대여서비스 가입권유 전화를 받았다. 묵혀둔 주식을 빌려주면 일정 수수료 수익을 지급하겠다는 이야기였다. A씨는 자신의 주식이 공매도에 활용될 것을 우려해 거절 의사를 표명했다.

공매도 재개가 다가오면서 주식대여서비스를 권유하는 증권사가 다시 늘고 있다. 주식대여서비스란 개인 투자자가 소유하고 있는 주식을 빌려 기관 투자자에게 빌려주는 서비스다. 개인은 주식을 빌려준 대가로 연 0.1~5% 수준의 이자를 받고, 증권사는 중개 수수료를 얻는다.

증권사가 수년 전 도입했던 주식대여서비스에 다시 열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증권사가 공매도 재개를 고려해 미리 대차풀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공매도 수요가 늘면 중개 수수료 역시 늘어나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식대여 시장은 향후 더욱 커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공매도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산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지난해부터 개인 투자자들도 공매도에 욕심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매도가 허용되면 대차거래가 늘어나면서 주식대여 시장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공매도 대기 물량'으로 불리는 대차거래 잔고는 올해 들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대차거래 잔고는 주식을 빌린 투자자가 아직 갚지 않은 물량을 뜻한다. 물론 대차거래 잔고 증가가 무조건 공매도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대개 공매도 투자자가 많으면 대차거래 잔고도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구체적으로 대차거래 잔고는 지난해 2월(60조1689억원)을 정점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려오며 연말 최저점을 찍었다가 올해 들어 브이(V)자형으로 반등하는 모습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 금액은 42조1067억원으로, 지난해 12월 이후로 매달 증가하는 추세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다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을 빌려준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고 해도 공매도 여파로 주가가 하락해 결과적으로 손해를 입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이를 우려해 집단으로 주식대여서비스 해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물론 증권업계서는 주식대여서비스를 무조건 공매도와 연결지어선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주식대여서비스를 운영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으로부터 대여 받은 주식은 차입자의 운용전략에 따라 활용 목적이 달라지며 대여주식이 반드시 공매도로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sunj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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