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삼성전자의 사외이사 연임안 찬반 여부를 놓고 국민연금과 산하 위원회가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16일 재논의에 들어간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는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회의를 열고 의결권 행사 방향을 논의한다. 주요 내용은 오는 17일 열리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한 국민연금의 찬반 여부를 결정한다.
국민연금공단 본부 전경 [사진=국민연금공단] 2020.06.10 kebjun@newspim.com |
당초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과 감사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수탁위 내부에서 국민연금 결정에 대해 이견을 제시하면서 재논의 자리가 마련됐다. 통상 국민연금은 내부 투자위원회를 통해 의결권 행사 여부 등을 결정하는데,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외부 전문위원으로 구성된 수탁위에 결정을 위임할 수도 있다.
현재 수탁위 일부 위원들은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회사인 ISS가 사외이사 연임안 반대의견을 낸데다, 기업가치와 관련된 문제로 수탁위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ISS는 박병국 서울대 교수와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전 법제처 처장 등 사외이사 3인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해당 이사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관련 수사 및 재판이 이뤄질 때 사외이사를 역임하면서 경영진을 견제하거나 감시하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이날 수탁위에서는 사외이사 연임안에 대한 찬반 격론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주총이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온 만큼 기존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경우의 수를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수탁위원 9명 중 과반이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면 국민연금은 이 안건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 반면 수탁위에서 국민연금의 결정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합의하거나 수탁위원 다수가 재논의에 동의하지 않으면 국민연금은 예정대로 삼성전자 사외이사 연임안에 찬성표를 내게 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수탁위에서 원만한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결과에 대해서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며 "삼성전자 주총이 오는 17일 열리는 만큼 수탁위에서 물리적인 여건 등도 함께 고려해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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