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지부장 오세중, 이하 설계사지부)가 절차를 무시한 채 한화생명이 협상을 피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설계사지부가 절차를 지키면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설계사노조는 한화생명이 추진 중인 제판분리(보험상품 제조 판매 분리)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17일 노조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설계사지부는 한화생명이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한화생명은 설계사지부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른 절차를 지키지 않아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노조법 제29조의2(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는 '하나의 사업장에 노조가 2개 이상인 경우 교섭대표노조를 정해 교섭을 요구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즉 복수 노조의 경우 대표 노조를 정하고 사측과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한화생명 제판분리 관련 노조 관계도 2021.03.17 0I087094891@newspim.com |
한화생명에는 정규직노조가 2개이며, 최근 설계사노조가 새로 결성, 총 3개의 복수노조다. 이 중 정규직은 김태갑 지부장이 이끄는 노조가 통상 교섭대표로 나선다. 하지만 정규직노조와 설계사노조 중 누가 교섭대표노조인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한화생명은 설계사지부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쳐야 교섭에 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절차를 지키기 않고 교섭을 진행하면, 향후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규직노조인 한화생명보험지부도 한화생명 본사와 비슷한 입장이다. 정규직과 설계사는 고용형태 및 근로조건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정규직노조와 함께 교섭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설계사지부는 정식 절차는 무시한 채 한화생명이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시위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사측인 한화생명은 물론 같은 노조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설계사지부는 지난 지난달 25일 상위 노조인 사무금융노조로부터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권을 위임받았다고 주장하며, 이달 3일 한화생명과 정식 교섭을 요구했다. 이에 한화생명은 설계사지부의 절차를 무시한 요청에 '교섭'이 아닌 '면담'으로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설계사지부가 교섭을 위한 정식 절차를 거치면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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