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인구 1000명 당 혼인 건수가 9년 연속 하락했다. 주 혼인 연령층인 30대 초반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가운데 혼인을 기피하는 풍조가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결혼이 크게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줬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통계'를 보면 작년 인구 1000명 당 혼인건수(조혼인율)는 4.2건으로 2019년과 비교해 0.5건 줄었다. 이는 2012년(6.5건)부터 9년째 감소한 것으로 1970년 관련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저치다. 전체 혼인 건수는 21만4000건으로 전년대비 2만6000건(-10.7%) 감소했다.
[자료=통계청] 2021.03.18 onjunge02@newspim.com |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결혼 주 연령층인 30대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고,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며 "코로나19로 특히 외국인 입국이 급감하면서 국제결혼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특정 연령대별 인구 1000명 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연령별 혼인율'을 보면 남성은 30대 초반이 47.6건, 여성은 20대 후반이 44.9건으로 가장 많았다. 평균 초혼연령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작년 기준 성별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은 33.2세, 여성은 30.8세로 10년 전과 비교해 각각 1.4세, 1.9세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평균 초혼연령의 경우 여성은 0.2세 늘었지만 남성은 0.1세 하락했다. 남성의 초혼연령이 하락한 것은 1990년 관련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은 코로나19로 국제결혼이 35.1% 감소하면서 나이가 많은 남성들의 결혼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혼인 건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이혼 건수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 이혼 건수는 10만7000건으로 전년대비 4000건(-3.9%)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를 뜻하는 조이혼율은 2.1건으로 전년대비 0.1건 줄었다.
전체 이혼 중 동거기간이 20년 이상인 '황혼 이혼' 건수가 37.2%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4년 이하 이혼이 19.8%를 차지했다. 이혼부부의 평균 혼인 지속기간은 16.7년으로 전년대비 0.7년 증가했다. 특정 연령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를 뜻하는 '연령별 이혼율'은 남자의 경우 40대 후반이 8.0건, 여자는 40대 초반이 8.6건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혼인·이혼 통계는 우리나라 국민이 전국의 시·구청 및 읍·면 사무소에 신고한 혼인신고서와 이혼신고서를 기초로 작성된다. 신고일을 기준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실제 사건 발생 시점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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