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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억 적자·허브공항 지위 위태로운 인천공항…개항 20주년 앞두고 '최대 위기'

기사등록 : 2021-03-24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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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000억 순손실 전망…'가덕신공항'으로 정책수혜도 한계
김경욱 사장 "인천공항, 허브공항 지위 견고…수요 위축 제한" 강조
스카이72·인국공 사태도 난항…소송·임금교섭 문제 겹쳐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인천국제공항이 개항 20주년을 앞두고 시름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1년 넘게 겪고 있는 데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으로 허브공항의 위상마저 흔들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이른바 '인국공 사태'로 불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도 숙제로 남아 있다.

◆ '허브공항' 수혜로 연 평균 8% 성장…김경욱 사장 "가덕도 신공항' 영향은 제한적" 강조

24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은 올해 8000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손실폭 확대다. 오는 29일 개항 2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다. 행사 역시 개항 후 연 평균 8% 성장 등의 성과를 축하하는 동시에 인천공항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은 2001년 3월 개항 후 급성장해왔다. 3년여 만인 2004년부터 순이익을 내다 코로나 여파로 17년 만에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단기 수요 위축 외에 최근에는 국내 대표 공항의 위상 약화라는 장기 악재가 불거지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인천공항의 위기감은 개항 후 20년 간 우리나라 관문공항으로 받았던 정책적 수혜에서 출발한다. 인천공항은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국제여객 9090만명 중 7058만명을 수용했다. 전체의 77.6%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항의 성장은 국제선 수요를 인천공항에 집중시킨 항공정책의 결과이자 국가 주도의 공항 개발·운영 덕분인 셈이다.

인천공항의 허브공항 지위가 흔들리는 가장 큰 이유는 가덕도 신공항 때문이다. 당초 동남권 신공항으로 김해공항을 확장한 김해신공항이 추진됐지만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에 힘이 실리면서 관련 특별법이 최근 국회를 통과했다. 지방 분권을 요구하는 부산 경제단체와 정치권은 가덕도 신공항을 숙원사업으로 꼽고 있다.

지난달 취임한 김경욱 공사 신임 사장 역시 정부 지원을 통한 성장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김 사장이 최근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해 찬성 의사를 낸 것도 이런 취지에서다. 김 사장은 취임 당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은 항공 자유화 정책으로 지방 공항을 키웠고 우리도 그런 과정을 겪고 있다"며 허브공항 정책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가덕도 신공항이 인천공항 수요를 크게 위축시키지 않을 것으로 김 사장은 보고 있다. 그는 뉴스핌과 통화에서 "인천공항의 허브공항 지위가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가덕도 공항이 계획대로 건설되면 인천공항에서 이전되는 수요는 최대 7% 정도로 제한적일 것"이라며 "정부가 허브공항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시대는 지난 만큼 인천공항 4~5단계 시설 확충을 통해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김 사장은 말했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달 2일 공사 본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 단전·단수 예고로 스카이72와 강대강 대치…'인국공 사태'도 첩첩산중

단기적으로 최대 현안은 인천공항 부지 내 골프장을 둘러싼 분쟁이다. 민간 사업자인 스카이72는 계약상 작년 말까지 골프장 영업을 종료하게 돼 있지만 진행 중인 소송을 근거로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공사는 내달 1일부터 골프장 영업을 중단해달라고 통보한 상태다. 내달부터는 단전, 단수, 도로 차단도 예고했다. 새로운 계약자인 KMH신라레저 영업이 정상화할 때까지 골프장을 민간에 개방하겠다고 김 사장은 최근 언급한 바 있다.

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인국공 사태'도 남아 있다. 김 사장은 취임 직후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진전이 없다. 김 사장은 "공사 노동조합과는 수시로 만나고 있다"고 말한 데 비해 장기호 공사 노조위원장은 "횟수가 중요한 게 아니고 소통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정규직 노조와 자회사 노조 사이의 갈등도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직고용됐거나 직고용 예정인 소방, 야생동물통제, 여객보안검색 직원 외에 시설관리 등 자회사로 전환된 직원들 일부 역시 직고용을 요구한다. 반면 공사 노조는 자회사 전환으로 상황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직고용 전환 과정에서 탈락한 직원들에 대한 문제와 자회사 노사 임금교섭 문제도 남아 있다.

김경욱 사장은 "자회사 노조의 경우 직접 만나면 3자 개입 문제가 있어 간접적으로 의견을 듣고 있다"며 "(임금교섭을 포함해) 노조 간에도 견해 차이가 크기 때문에 대화를 더 해보고 이견을 좁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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