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SK매직이 다시 장애물을 만났다. 모기업인 SK네트웍스가 '오너 리스크'에 휩싸이면서 기업가치 훼손 우려 등으로 IPO에 차질이 빚어질 거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이날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하 특경법)상 횡령·배임·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금융실명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 회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앞서 최 회장은 SK네트웍스를 비롯해 SKC 등 계열사에서 그가 경영해온 회사들에서 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지난 17일 구속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2020년10월 6일 오전 검찰이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기업범죄 혐의를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SK네트웍스 본사 및 최 회장의 주거지 등을 상대로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SK네트웍스 본사의 모습. 2020.10.06 alwaysame@newspim.com |
◆ 최적 상장 시기 SK매직, 오너리스크에 기업가치 떨어질까 노심초사
업계는 최 회장을 둘러싼 횡령·배임 이슈가 SK매직 상장 과정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 회사 오너의 비리는 자회사인 SK매직의 경영 안정성에 관한 우려 등으로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경영진의 횡령, 배임은 지배구조(G) 등급의 감점 요인으로 꼽힌다. 기업공개시장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실질적 투자가치 측정에서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 실현 등 좋은 실적을 냈지만 오너리스크로 최적의 상장 시기를 놓칠 수 있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SK매직은 그간 빠른 성장세를 시현했다. 지난 2018년 미래에셋대우, KB증권, JP모건 등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를 준비하고 있다. SK매직은 렌탈사업에서 후발업체로 진입했으나 축적된 제품경쟁력 및 서비스·판매조직 강화 등을 통해서다.
실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246억원, 영업이익 818억원을 달성하면서 창사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렌탈 누적계정도 200만을 돌파했다. 지난 2016년 11월 말 SK네트웍스로 편입 후 4년동안 매출 2.2배, 영업이익 3.1배(회계처리 변경 전 기준 적용 929억원), 렌탈 누적계정 2.1배가 증가했다. 계열사 가운데서도 가장 돋보이는 실적 성장세를 보여주며 지주사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올 들어서 신용평가사들도 SK매직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상향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SK매직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0(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한단계 올렸다. 한국기업평가는 A/긍정적 단계를 부여했다.
이 덕분에 SK매직은 회사채 흥행몰이에도 성공했다. SK매직은 3년 단일물로 1500억원을 모집하는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1조70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조 단위 흥행을 거뒀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재무통'으로 알려진 윤요섭 경영전략본부장(CFO)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SK매직이 곧 상장될 것이란 기대감을 바짝 높였다. 윤 신임 대표는 1994년 SK네트웍스의 전신인 선경으로 입사해 SK네트웍스 국제금융팀장, 재무실장 등을 지내고 지난해 12월부터 SK매직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재직했다. 실제 재무실장 재직 시절 SK매직 인수, 패션부문 현대백화점에 배각, AJ렌터카 지분 인수 등 굵직한 거래를 성공 시킨 경험이 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3.29 shj1004@newspim.com |
◆ 상장 시기 지연 관측도... 재무부담 높아지나
상장 시기가 지연된다면 자금 조달 계획에서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SK매직은 외형 성장과 반대로 재무부담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총계와 부채비율, 순차입금의존도 모두 상승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총계는 6130억원으로 전년인 5327억원보다 800억원 가량 늘었다. 부채비율은 230%으로 적정선인 200%를 훌쩍 뛰어넘었다. 순차입금의존도는 46.6%를 기록했다.
실제 투자업계에서는 SK매직의 상장 예비 심사 청구가 미뤄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판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며 "모회사의 오너리스크가 생긴만큼 순조롭던 IPO일정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SK매직 측은 IPO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K매직 관계자는 "SK네트웍스의 100% 자회사이고 모회사의 이슈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SK매직은 연마다 20% 성장하는 추세이고 SK그룹에서 바이오사 같은 경우 코로나 때문에 바이오팜, 사이언스는 상장 시기에 영향을 받지만 렌탈쪽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렌탈산업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밸류가 더 좋아지기 때문에 일정 지연에서도 크게 영향을 받지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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