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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8] 오세훈 '내곡동 땅 의혹' 진실 공방...판세 가를 변수 될까

기사등록 : 2021-03-3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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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처가 소유 땅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논란
吳 "전혀 알지 못한다"...與 "당시 재산 신고에 등재"
측량 현장 있었나 갈등 격화, "서류엔 장인 서명만"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8일 앞두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처가 땅 의혹'이 변수가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이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인 부동산 문제라는 점에서 공세를 집중하고 있다. 이에 오 후보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해명 과정에서 '말 바꾸기' 의혹 등으로 민주당의 공세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왼쪽)·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9일 밤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100분토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3.29 leehs@newspim.com

◆ 천준호, 오세훈 내곡동 땅 투기 의혹 제기…吳 "땅 있었는지 인식 못했다"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이 처음 시작된 것은 지난 9일이다. 당시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오 후보가 서울시장 재직 시절이던 2009년 8월 서울시는 국토해양부에 내곡동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고, 같은 해 10월 오 후보 가족과 처가가 소유한 약 1300평의 땅이 포함된 이 지역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돼 36억원 상당의 보상금을 수령했다"며 '셀프 보상'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오 후보는 "내곡동 땅은 처가가 조상 때부터 갖고 있었으며 1970년 장인이 돌아가시면서 초등학교 4학년인 부인이 공동상속을 받은 것"이라며 "강제 수용돼 주변 시세(평당 317만원)보다 낮은 평당 270만원으로 보상을 받았는데 무슨 투기냐"고 반발했다.

즉, 내부 정보를 활용해 개발 예정지 인근 땅을 매입한 뒤 차익을 노리는 투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부인이 공동상속 받은 땅이기 때문에 지분은 8분의 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 후보는 "내곡동 땅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2000년과 2008년 오 후보가 국회의원과 서울시장 신분으로 등록한 재산신고 서류를 공개했다. 당시 재산신고에 내곡동 땅이 등재돼 있었기 때문에 존재를 알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지난 1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TV토론에서 "처가에 어떤 땅이 어디에 있는지 기억하는 분이 많으신가. 저는 내곡동에 처가의 땅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해 "오 후보는 과거 본인 가족과 처가가 소유한 내곡동 땅이 보금자리주택으로 지정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며 2009년 서울시가 국토해양부에 보낸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제안" 관련 공문을 보여주고 있다. 2021.03.09 kilroy023@newspim.com

◆ 與,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은 이명박 정부…吳 "사실상 확정됐고 명칭만 바뀐 것"

오 후보는 내곡동 땅이 지난 2006년 3월 참여정부가 국민임대주택 사업부지로 지정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보금자리주택으로 이름만 바뀌었기 때문에 본인이 서울시장에 취임한 2006년 7월 이전에 노무현 정부가 결정한 사안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KBS는 지난 15일 "노무현 정부 때 내곡동 일대를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지정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자료 공문 등을 공개하며 서초구와 지역 주민·환경부 등의 반대로 사업이 상당 기간 포류한 것으로 나타났고, 내곡동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시점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2009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오 후보는 "공문서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여서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 때 예정지구로 사실상 지정됐다는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지난 22일 성명서를 통해 "서울 내곡지구 개발제한구역을 국민임대주택 단지로 추진하기 위해 노무현 정부가 심의·의결한 문건이 입수됐다"며 2007년 3월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제2분과위가 서울 서초구 내곡동·신원동·염곡동·원지동 일원 74만m²의 개발제한 구역을 택지개발사업으로 조성하는 '개발제한구역내 국민임대주택단지 국책사업인정안'을 심의·의결한 자료를 공개했다.

그는 "4월 10일 예정지구 제안서가 제출돼 주민 재공람 및 관련기관 재협의, 환경부 사전환경성 검토 협의가 추진됐다"며 "다음해 국민임대주택법이 보금자리주택법으로 모법이 바뀌면서 변경에 따른 양식에 맞춰 밟아야 할 행정절차가 이행됐다는 것이 진실"이라고 설명했다.

즉 참여정부 때 임대주택지구로 확정된 것은 아니었지만 사실상 사업지구로 정해졌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국민임대주택이 보금자리주택으로 명칭이 바뀌면서 중앙정부가 사업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박성중 서울시당 위원장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03.24 leehs@newspim.com

◆ 오세훈, 내곡동 땅 측량 현장 있었나…吳 측 "서류에는 장인 서명만" 

뒤이어 오 후보가 내곡동 땅 측량현장에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KBS는 지난 26일 2005년 내곡동 땅 측량 당시 오 후보가 직접 현장을 방문했다며 당시 오 후보 부인과 처가 소유의 땅을 경작하던 복수의 경작인 증언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증언을 한 경작인 A씨는 오 후보를 기억한다며 점심을 먹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성중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장은 "측량관계법령과 지적업무처리규정에 따르면 측량을 의뢰할 수 있는 자 및 측량입회자는 토기소유자 또는 인접토지소유자 등 이해관계인으로 한정된다"라며 "따라서 토지 소유자가 아닌 오 후보는 2005년 당시 토지측량이 이루어진 사실조차 전혀 알지 못했고, 보도 후 확인한 결과 당시 측량을 의뢰하고 입회하였던 자는 내곡동 토지 소유자인 오 후보의 처가 식구들이었다"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KBS가 악의적 보도를 했다며 민·형사, 선거법상의 허위사실 유포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내곡동 측량 현장에서 오 후보를 목격했다고 주장한 경작인은 "총 세 사람이 왔는데 한 사람은 운전수, 그리고 장인과 오 후보가 현장에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하얀 바지를 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라며 "점심시간에는 건너로 밥 먹으러 갔다는 기억을 새삼 되살려냈고, 그래서 더 정확해졌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의 해명은 이 과정에서 또 바뀌었다. 그는 지난 29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오세훈이 과연 내곡동이 국민임대주택지구 지정에 영향력을 행사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는지가 중요하다"라며 "(민주당은) 해명 중 다른 게 나타나면 거짓말쟁이로 몰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측량하는 데 있었다, 없었다가 중요한게 아니라 (민주당이) 프레임을 그쪽으로 옮겨가려는 것"이라며 "당시 내곡동을 측량하게 된 이유가 처가 땅에 불법 경작을 한 분들을 내보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분이 무슨 이야기를 한들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전날 "한국국토정보공사(LX)에 정보공개청구를 했다"라며 "서류가 나오면 해명이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세훈 후보 측 관계자는 30일 내곡동 처가 땅 측량 현장 의혹에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시 서류상 입회인에 오 후보의 이름과 서명은 없었고, 장인의 서명만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오 후보가 당시 측량 현장에 없었다는 것이 완벽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다. 오 후보 캠프 측은 "당시 법률상 소유자가 아니더라도 서명할 수 있었다는 것이 한국국토정보공사측의 설명"이라고 했다. 즉, 법률상 땅의 소유자인 오 후보의 배우자가 아니더라도 서류에 서명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taehun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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