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휴대폰 유통망에서 지급하는 추가지원금 한도 상한선을 두고 업계와 정부, 부처간 이견이 커지자 결국 총리실이 나섰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통해 추가지원금 한도를 기존의 두 배인 30%로 인상하려 하고 있지만,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강하게 반대를 주장하면서다.
이번 단통법 개정안에는 최소 일주일이었던 공시지원금 주기를 단축하는 내용도 함께 담긴다. 분리공시제의 경우 기존 의원 입법으로 발의됐기 때문에 이번 개정안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31일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정안을 다음달 14일 전체회의에 상정하기 위해 막판 협의를 진행 중이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지난 1월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강변 테크노마트 6층 휴대폰 집단상가의 모습. 2021.01.29 nanana@newspim.com |
한 방통위 상임위원은 "현재 단통법 개정안은 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에서 세부 내용을 조정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입법안이 국무조정실을 거친다는 것은 의견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이번 개정안에 담길 내용은 ▲공시지원금의 최대 30%까지 법정 추가지원금 한도 상향(기존 15%) ▲휴대폰 지원금 공시주기 주 2회 단축(기존 주 1회) 두 가지다.
이중 쟁점은 추가지원금 상한이다. 업계에서는 국무조정실에서 추가지원금 한도를 25% 이하에서 결정하느냐, 30%로 상향하느냐를 두고 양측 의견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방통위는 추가지원금 상향 효과를 높이기 위해 30%를 주장하지만,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를 비롯한 이동통신사업자와 유관부서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추가지원금 상한을 25%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단통법 상에서는 휴대폰 유통점에서 지급할 수 있는 추가지원금이 공시지원금의 최대 15%다. 시장에서의 과열경쟁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15%의 추가지원금 상한선은 오히려 이통3사의 경쟁을 막아 소비자 혜택이 줄어든다는 지적을 받았다. 방통위도 이통3사의 지원금 경쟁을 촉진시키기 위해 추가지원금 한도를 높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논의 초반에는 최대 50%까지 상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해왔다.
50%까지 논의되던 추가지원금 한도가 25~30% 선까지 내려온 것은 이통사와 유통망의 반대가 거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정부부처와의 논의 끝에 추가지원금 한도를 25%까지 올리는 데 동의했고 KT와 LG유플러스는 현행 15% 이상으로 올릴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기정통부 역시 이 과정에서 추가지원금 한도가 너무 높아지면 대형 판매점 쏠림 현상이 벌어져 소규모 판매점이 고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방통위 단말기유통조사담당 관계자는 "다음달 14일 단통법 개정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라며 "추가지원금 한도를 급격히 올리는 것은 사업자들이 반대했지만 현재는 어느정도 이견이 좁혀졌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번 개정안이 다음달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연내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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