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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탈출 계획' 착수...금융당국, 긴급조치 내릴 수 있어

기사등록 : 2021-04-0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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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연락망 구축 우선 추진, 필요시 '철수명령' 긴급조치도
주요국 자국민 철수·신한은행 직원 피격…긴장감 최고조
영업점 임시폐쇄부터 주재원 단계적 철수까지 다각도 검토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금융당국이 미얀마에 있는 국내 금융사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가동하고 나섰다. 당장은 비상연락망 구축 등을 통해 사태를 예의주시할 계획이지만 사태 악화 시 금융사에 철수를 직접 명령하는 '긴급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맞선 시위대 [사진=로이터 뉴스핌]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미안먀 현지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금융사 직원의 안전확보 조치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이는 잇따른 유혈사태로 국내 교민의 미얀마 엑소더스(대탈출)가 본격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주요국의 자국민 철수 권고와 신한은행 현지직원 피격으로 긴장감이 연일 고조되고 있다. 우리 외교부도 당장 국내 교민에게 "중요 업무가 아니면 미얀마를 떠나라"고 권고하고 나선 상태다.

금융당국은 우선 현지에 진출한 금융사의 비상연락망 구축에 나섰다.

금융위에 따르면 미안먀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는 총 28개사다. 신한·산업·KB국민은행 등이 지점과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이외 많은 은행들은 사무소나 소액대출 형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보험사와 카드사도 각각 2곳씩 진출해 활발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위가 비상연락망 구축을 우선 추진하는 것은 현지 사정상 이들이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은 탓이다. 미얀마 군부가 시위 현장이 보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터넷과 전화를 하루에도 몇 번씩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 모를 사태가 발생할 경우 한 금융사에만 금융당국의 지시가 전달되도 현지 진출 금융사끼리 관련 내용이 공유될 수 있도록 비상연락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판단인 셈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현지 사정상 본점 등과 상시 연락이 안되고 있다"며 "현지 진출 금융사 간에 비상연락망이 구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나아가 현지 진출 금융사 직원의 안전이 재차 위협받을 경우 직접 '철수'를 명령하는 긴급조치를 내놓기로 했다. 정세 불안이 잦은 동남아의 경우 금융사가 독단적으로 철수나 지점·영업점을 폐쇄할 경우 현지 영업인가가 취소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내 금융사도 이러한 점을 우려해 쉽게 철수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선 당장 철수를 명령해야 하지만 향후 정국이 안정화된 이후를 생각하면 떠날 수 없는 '진퇴양난'에 놓인 셈이다.

과거 외환위기 당시 태국에 진출했던 국내 은행들이 태국 정부의 만류에도 떠났던 전례도 있다. 이후 태국 정부는 2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국내 금융사의 태국 진출을 좀처럼 허용하지 않고 있다. 힘들때 자신들을 외면했다는 일종의 '괘씸죄'다.

국내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 정세에서 지점을 폐쇄하거나 철수할 경우 과거 태국에서 있었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때문에 우리 금융당국은 현지 금융당국이 압박에 나설 상황을 감안해 국내 금융사가 요청시 '안전'을 이유로 직접 철수를 명령할 방침이다. 이미 은 위원장은 전날 주요 은행 CEO와 만나 이 같은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교부와 긴밀히 협의해 현지진출 금융사 직원의 안전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현지상황에 따라 영업점 임시폐쇄는 물론 주재원 단계적 철수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rpl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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