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수소차 연료전지 제작비용을 줄일 수 있는 원자 구조 규명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양용수 물리학과 양용수 교수 연구팀이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주사투과전자현미경(STEM) 기반 원자분해능 전자토모그래피 기술을 개발, 이를 적용해 백금 나노입자 표면과 내부의 3차원 원자 구조를 15 pm(피코미터)의 정밀도로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1 pm(피코미터)는 1m의 1조 분의 일에 해당하는 단위다. 15 pm의 정밀도는 수소 원자 반지름의 약 1/3 정도에 해당하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시뮬레이션 원자구조 토모그램에 인공신경망을 적용한 결과 [자료=한국과학기술원] 2021.04.05 biggerthanseoul@newspim.com |
전자토모그래피는 전자현미경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측정된 2차원 투영된 이미지로부터 3차원 이미지를 얻어내는 기술이다. 최근에는 주사투과전자현미경과 3차원 토모그래피 재구성 알고리즘의 기술 발전으로 전자토모그래피의 분해능은 단일 원자까지 구분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나노물질의 구조와 물성의 근본적인 이해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전자토모그래피 실험에서는 시편을 탑재한 홀더 또는 그리드가 전자빔을 가리게 되는 실험적 제약으로 인해 고 각도(약 75도 이상)의 이미지 측정이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고 각도 방향의 분해능이 낮아지고 재구성된 3차원 이미지에 원치 않는 노이즈들이 생겨난다. 이렇다보니 기존의 전자토모그래피 방법으로는 표면·계면의 3차원 원자 구조를 고분해능으로 측정하기 힘들었다.
양 교수 연구팀은 인공신경망을 이용해 고 각도 방향의 데이터를 복원해 이같은 손실 웨지 문제(missing wedge problem)를 해결했다. 이를 활용하면 고분해능 3차원 표면·계면 원자 구조의 결정이 가능하며 나노물질의 표면·계면에서 나타나는 물성의 메커니즘을 단일 원자 수준에서 근본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됐다.
양 교수는 "원자들이 표면의 어느 위치에 붙어있는 지를 시뮬레이션을 통해서만 살펴봤는데, 이제는 실제 원자가 어디에 있는 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라며 "이는 수소차의 연료전지 제작시 백금의 표면 원자구조를 파악할 수 있어 제작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 경제 활성화에도 이번 양 교수팀의 연구가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는 이주혁 과기원 물리학과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3월 30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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