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국민연금이 오는 9일 국내주식 비중을 검토하는 '리밸런싱' 논의에 들어간다. 국민연금 내부에서도 국내주식 비중 확대 여부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했으나 최근 반대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등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4.7 보궐선거가 끝난 데다 국민연금 안팎으로 국내주식 비중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오는 9일 국내 주식투자 허용 범위 조정 여부를 재논의 한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달에도 같은 안건을 두고 논의에 들어갔으나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하고 결정을 보궐 선거 뒤로 미뤘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2021년 제3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기금 목표비중 허용범위 조정(리밸런싱)을 논의한다. 2021.03.26 dlsgur9757@newspim.com |
안건은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주식 비중 목표인 16.8%에 대한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 범위를 현재 ±2%포인트에서 ±3~3.5%포인트로 확대하는 것이다. 만약 이 범위가 확대되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국민연금의 최장기 매도세에 쉼표를 찍을 수 있다.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다소 벗어나더라도 기계적 매도를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지난달 이에 대해 논의를 벌였으나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매듭을 짓지 못했다. 당시 기금위 내부에선 찬반 여론이 동수로 나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겸 기금위원장이 표결을 제안했으나 나머지 위원들이 표결에 반대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기금위는 토론을 거쳐 중대 사안을 결정해왔는데 별안간 표결에 부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회의에선 정부 측, 사용자 측 위원들을 중심으로 국내주식 비중 확대 찬성 의견이 나왔다.
다만 지난 4.7 보궐선거가 끝나면서 이 같은 상황에도 균열이 가는 모양새다. 팽팽했던 찬반양론이 국내주식 비중 확대 반대쪽으로 기울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선 기금위 회의에서 정부 측 위원들이 국내주식 비중 확대 의견을 피력한 것을 두고 국민연금 안팎에선 '보궐선거를 의식해 정부 측 위원들이 선심성 결정을 내리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었다.
기금위 한 위원은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이후로 전문가들을 비롯해 기금위 내부에서도 국민연금의 신뢰성, 시장 안정화 등을 이유로 국내주식 비중을 확대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절대적으로 많았다"며 "이제는 보궐선거도 마무리됐고 연기금 매도세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다소 수그러들어 정부 측 위원들이 이 안건 처리를 강행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금위 한 위원은 "국민연금은 중장기적으로 국내주식 비중을 목표치만큼 줄일 수밖에 없다는 데 대부분 찬성하고 있다"며 "물론 매도 속도를 다소 늦추더라도 기금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적은 만큼 이번 회의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소폭 확대하는 방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기금위는 이날 열리는 회의에서 국내주식 비중 문제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기금위 회의는 사전 공지 후 월말에 열렸으나 이날 회의는 이례적으로 사전 공지 없이 준비됐다. 그만큼 기금위가 서둘러 이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주식 비중 확대 문제를 두고 기금위 논의가 길어지면 그 자체로 시장의 불안정성을 부추기게 된다"며 "어떤 결론이 나오든 기금위가 서둘러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 발표해야 시장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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