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주 산업2부 기자 |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최대 화두는 '상생경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되면서 본사가 가맹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상생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동반성장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일까. 실제 국내 치킨업계 '빅3'로 꼽히는 교촌과 BHC, BBQ의 지난해 가맹점 수 대비 폐점률이 약 1%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치킨 업종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폐업률 1위를 기록하며 '자영업자의 무덤'으로 불리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들 기업의 실적 역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 합계는 1조1822억원으로 전년보다 25% 정도 급증했다. 배달음식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은 결과다. 가맹점 매출도 뛰어올랐다. 지난해 교촌치킨의 전체 가맹점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폐점률은 줄고 매출이 늘어나자 본사 측은 상생을 통해 가맹점들이 안정적이면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가맹본부와 가맹점 모두 호황을 누릴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엔 갈등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교촌의 경우 현재 인천 소재 가맹점주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이들은 가맹점 양도·양수 당시 진행된 점포환경개선 과정에서 교촌이 점포환경개선 부담금을 미지급했다는 이유로 가맹사업법 위반을 주장했다. 또 가맹점 인근에 교촌이 신규 가맹점을 개설하는 등으로 영업지역을 침해하며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다고 강조한다.
교촌뿐만 아니다. BHC와 BBQ는 수년째 영업기밀 유출 갈등 등에 대한 각종 민·형사상 소송전을 치르면서 가맹점주들이 브랜드이미지 저하를 호소하고 있다.
수익구조는 본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되어있는 반면 가맹점 갑질, 법정 소송 등 일탈 행위는 모든 가맹점에 직접적 타격을 준다. 통상적으로 글로벌 프랜차이즈 업종의 사업 모델은 로열티 기반의 매출이지만 국내에서는 로열티 매출보다는 원재료 등 상품을 공급하고 상품 매출을 인식하는 구조가 보편적이다.
즉 국내형 프랜차이즈 모델의 성공 여부는 출점이 아닌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 등 가맹점과의 동반성장이 중요하다. 가맹점이 없으면 본사는 존재할 수 없는 구조다. 본사에서 논란이 지속되면 소비자들은 불매운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품 구매를 멈추게 되면서 그 피해는 가맹점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인식도 여전히 부정적이다. 일부 네티즌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갑질 사례가 자주 나온다' '무서워서 가맹점을 하겠나'라는 비판적 댓글 의견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본사 갑질 논란 극복과 지속성장을 위해선 무엇보다 가맹점과 진실한 소통이 기반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돌아오는 이익보다 나가는 손실 비용이 더 크다면 자영업자들이 프랜차이즈를 선택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상생'의 진정한 의미를 고심해봤으면 한다.
shj10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