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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20년 만에 1000 고지...주도주 부재 속 개별종목 장세 관측

기사등록 : 2021-04-1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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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이틀 연속 종가 기준 1000포인트 돌파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코스닥 지수가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20년 7개월여 만에 1000포인트 고지를 탈환했다. 연초 이후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중소형주 매력이 부각됐다.

이제 투자자들 관심은 코스닥 향방. 일단 시장 전문가들은 특별한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만큼 당분간 시장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모드를 취쟀다. 특히 당분간은 특별한 주도주보다는 개별 이슈에 따른 종목장세 흐름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전날 1,000.65p로 마감한 코스닥 지수 종가가 표시돼 있다. 2021.04.13 yooksa@newspim.com

◆ 제약·바이오株 상승세 '천스닥 시대' 주도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9.72포인트(0.97%) 상승한 1010.37에 장을 마쳤다. 이로써 코스닥은 종가 기준 이틀 연속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이 1000포인트를 회복한 것은 닷컴 버블이 일었던 2000년 9월 14일(1020.70포인트)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은 1996년 7월 미국 나스닥 시장을 벤치마킹해 개장했다. 인터넷 산업의 급성장으로 닷컴 열풍이 불던 2000년 3월 한때 코스닥은 2800선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거품이 꺼지면서 500선까지 폭락했다. 이후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0월 27일에는 261.19포인트까지 추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40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닥은 이후 세계 각국의 재정·통화 완화 정책에 따른 경제회복 기대감과 기업실적 호조 전망 속에 개인 순매수세가 유입되며 회복세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16조3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3월 말까지도 5조3000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도 업종도 변화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코로나19 진단·치료·백신개발 등 제약·바이오주가 초강세를 보이며 지난해 저점 이후 지수 회복을 이끌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는 K-뉴딜정책·2차전지 등 소재 섹터가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과거 IT·전통산업 위주의 시장구조에서 바이오, 2차전지, 5G 등 코로나 이후 산업주도 예상 업종으로 코스닥 주력 업종이 크게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은 올 1월 26일 장중 한때 1007.52포인트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장 마감까지 1000선을 지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제약·바이오주가 다시 강세를 나타내면서 코스닥 1000시대를 이끌었다. 일례로 씨젠의 경우 코로나19가 4차 유행 조짐을 보인 데 이어 무상증자까지 결정하면서 급등세를 타고 있다. 씨젠의 주가는 지난달 말 이후 37.2% 폭등한 상태다. 여기에 대형주가 부진하면서 중소형주의 매각이 재부각됐다는 진단이 제기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임상과 무상증자 등 바이오주의 개별 재료들이 나왔다"며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바이오주가 코스닥 지수 상승을 이끄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대형주가 부진하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형주의 상대적인 매력이 부각됐다"며 "3개월 넘게 지수가 박스권에서 거래되다 보니 개별 종목 매매가 활발해졌고, 결과적으로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인 강세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자료=한국거래소]

◆ 코스닥, 종목별 각개약진 가능성↑...공매도 재개 영향은 제한적

코스닥 지수의 추가 상승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지수 흐름에 대해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당분간 뚜렷한 주도주가 없는 종목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팀장은 "코스닥 시장에 현재 큰 테마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순환매의 연장선으로 1000이란 숫자를 넘어서긴 했지만 종목장세 강세의 영향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2·4분기 이후 경기와 관련된 종목이 중심을 이룰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코스닥보다는 거래소 중심의 시장이 될 것 같다. 1000포인트를 넘은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꽃길만 펼쳐지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 같진 않다"며 "개별 재료들이 얼마나 단단한지에 따라 종목별로 각개약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서는 대형주에 대한 공매도만 부분적으로 허용되는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게 중론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공매도는 오는 5월 3일부터 코스피200지수, 코스닥150지수 구성종목에 한해 재개된다. 

정 본부장은 "최근에 주가가 반등을 하긴 했지만 조정국면이 한 분기 정도 이어지면서 가격이 조정을 받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개별 종목에는 일부 영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공매도가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이 팀장도 "공매도는 대형주에 국한되는 이슈이며, 코스닥에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aewkim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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