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의 영업제한 완화 방침에 정부가 난색을 표하는 가운데 정상영업을 위한 새로운 방역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오랜 영업제한으로 매출감소가 버티기 어려운 수준에 달했다는 호소다. 여기에 4차 대유행까지 다가오고 있어 골목상권 '회생'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번 주말까지 매뉴얼을 수립한 후 늦어도 다음주에는 공개할 예정이다. 세부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행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한 영업시간을 식당 10시, 주점 11시, 유흥업소 12시 등 업종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은 확정적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2단계로 완화된 15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매장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1.02.15 mironj19@newspim.com |
정부는 서울시 방침이 전국적인 방역체계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4차 대유행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서울시가 독자적인 방역완화를 하면 오히려 감염 확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자영업자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주요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도 서울시 방침을 지지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들정도로 영업손실이 늘어났다는 게 규제완화를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 백신접종이 지지부진하면서 연내 집단면역이 마련될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조속한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요인 중 하나다.
종로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A씨는 "처음에는 한달만 참아달라고 했다가 두달, 세달이 되더니 이제는 1년이 넘었다. 그냥 앉아서 계속 빚만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술집은 사람들이 퇴근하고 장사가 시작된다. 지금 영업제한은 제일 많이 팔리는 시간에 문을 닫으라는 소리"라고 말했다. A씨는 매출회복을 위해 작년말부터 점심에 뷔페식 백반을 팔고 있다.
식당이나 카페, 술집 등 생계형 업소에만 강력한 규제를 적용한 정부 방침을 향한 분노도 오 시장 취임을 기점으로 터져나오는 모습이다.
A씨와 같은 골목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B씨는 "여의도에 새로 문을 열었다는 백화점에는 대낮부터 사람이 꽉꽉 들어가서 한시간 기다린다는 기사를 봤을때는 정말 화가 나더라. 큰 곳은 뭐라고 안하면서 골목상권만 잡는다. 식당에서는 (사람들이) 붙어있으면 감염되고 백화점은 감염이 안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업제한 완화에 대한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특히 영업시간을 늘린 후에 다중이용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아예 문을 닫는 상황(영업중지)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골목상권에서는 자가진단 키트에 희망을 걸고 있다. 가게 입장전 감염 여부를 즉각 판단할 수 있다면 정상영업으로 돌아갈 근거도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영등포구에서 고기집을 운영하는 C씨는 "손님이 오면 체온 정도는 체크하지만 불을 쓰는 영업장이라서 그런지 측정이 잘 안되는 경우도 있다. 체온이 높게 나와도 애매하다"며 "자가진단 얘기가 나오는 거 같은데 식당 앞에서 검사해서 바로 결과가 나오면 지금 하는 방역보다 훨씬 효과가 있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서울시는 독자적인 방역 시스템을 적용하기 전에 정부와의 협의를 반드시 거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현재 정부가 민생 안정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서울시 방역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측의 협의 여부가 영업제한 완화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서울형 매뉴얼은 자영업자가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지만 정부와의 협의를 먼저 거친 후 적용하기 때문에 방역현장의 혼선을 없을 것"이라며 "정부가 민생안정을 위해 방역체계의 개선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요청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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