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을 결정한 후 정부가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반발했지만 마땅한 해법이 없어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이 "주변국의 우려를 무시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미국이 "처리수(오염수의 일본 측 표현) 방출이 국제기준에 맞다"고 일본 편을 들어주면서 미중갈등 양상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14일 현재까지 일본 정부가 오염수 해양 방출을 결정한 것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부처가 합동으로 입장을 낸 만큼 청와대가 따로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의 입장문이 청와대 입장과 같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서울환경운동연합 여성위원회에 의해 열린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9주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해양오염 대형 퍼포먼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반출'을 펼치고 있다. 이날 서울환경운동연합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반출 계획을 중단하고 안전한 방사능 오염수 처리를 촉구했다. 2020.03.10 alwaysame@newspim.com |
정부는 지난 13일 '日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 결정에 대한 정부입장'이란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은 주변국가의 안전과 해양환경에 위험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특히 최인접국인 우리나라와 충분한 협의 및 양해 과정없이 이루어진 일방적 조치"라며 "우리 국민의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은 아이보시 코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강력 항의했다.
일본과 인접국인 중국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강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 성명에서 "이번 사안은 매우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에 일본은 주변국의 반대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일본에 책임감을 갖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미국은 일본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에서 "일본 정부는 IAEA와 긴밀히 협조해 방사능 감시, 복원, 폐기물 처리, 원전 폐로 등을 포함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후속 처리를 결정했다"며 "미국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현장에 보관 중인 '처리수'와 관련, 몇 가지 옵션을 검토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일본의 결정은 투명했으며,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원자력 안전 표준에 따라 접근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는 한발 더 나갔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처리수를 처리하는 결정을 투명하게 하려는 일본에 감사한다"며 "일본 정부가 IAEA와 계속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일본에 감사인사를 했다.
일본의 오염수 해양방출 결정이 미중갈등 양상으로 흐르면서 우리 측의 해법 마련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사회와 함께 오염수 처리 전 과정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IAEA는 이미 일본의 방출결정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혀 우리 정부 뜻대로 움직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에 저장돼 있던 처리수의 처리 방안을 결정했다는 일본의 발표를 환영한다"며 "IAEA는 이 계획의 안전하고 투명한 이행을 추적 관찰하고 확인할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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