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북한이 15일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 '태양절'을 맞아 무력시위를 감행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같은날 미국에서는 '대북전단금지법'을 두고 청문회가 개최되며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북한은 과거 최대 기념일인 태양절을 전후해 무력도발을 감행한 이력이 수차례 있다. 지난해에는 태양절을 하루 앞두고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단거리 지대함 순항미사일 수발을 발사한 바 있다.
16일 북한 노동당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탄생 108돐에 즈음해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무력기관 책임일군들이 15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숭고한 경의를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
최근까지도 북한은 순항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하며 수위를 높여왔다. 이날 추가 도발로 대북정책 발표를 앞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최근 신포조선소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을 꺼내기도 했다.
군 당국은 북한 내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지난 12일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교롭게도 이날 미 의회에서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가 열린다는 점도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대북전단금지법 문제를 다루는 이번 청문회에서 북한 인권과 관련된 문제제기가 논의될 경우 북한이 반발해 추가도발을 할 수 있다는 예상에서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지난 12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아직 성안 중인 시점에 청문회를 여는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태양절에 맞춰 북한을 자극하고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에 영향을 주려는 공화당의 불순한 의도"라고 비판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완성단계에 들어선 상황에서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까지 예고돼 인권 문제에 예민한 북한으로서는 기분이 나쁠 수 박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것들에 대한 반발과 존재감의 과시, 또는 태양절 축포 형식으로 도발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아직까지 북한에서 별다른 동향은 감지되지 않았다. 북한은 태양절 직전까지 각종 행사를 개최하며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생략했던 행사들도 속속 재개되며 행사 규모 역시 예년 수준으로 커졌다.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다.
올해 열병식은 개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태양절 100주년인 지난 2012년과 105주년인 2017년 두차례 열병식을 개최했는데, 이 해는 5년 주기로 꺾이는 정주년에 해당했다. 올해는 109주년으로 별도의 열병식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onew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