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로부터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판매액 전액(100%)을 돌려줘야 한다는 권고를 받은 NH투자증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탁사인 하나은행, 예탁원과 함께 '다자간 배상안'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이달 열리는 NH투자증권 임시 이사회를 통해 수용여부를 결정지어야 한다.
업계 일각에선 또 다른 옵티머스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287억원)이 100% 전액 반환 결정을 한 만큼, NH투자증권이 미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선반환 후 하나은행과 예탁원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어 가능성은 커보인다. 다만 이사회 멤버와 주주들의 설득이 관건이다. 자칫 배임문제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오는 29일까지 금감원 분조위 권고안 수용 여부를 밝혀야 한다. NH투자증권은 이 기간 안에 임시 이사회를 열어 결정한다.
NH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사옥 [사진=NH투자증권] |
분조위 결정은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이다. NH투자증권과 투자자 2명 양측이 분조위 결정 이후 20일 이내에 이를 서로 받아들여야 조정이 성립된다. 나머지 일반투자자에 대해서는 분조위 결정 내용에 따라 자율조정 등의 방식으로 처리된다.
NH투자증권이 판매한 뒤 환매를 연기한 옵티머스 펀드는 35개, 4237억원 규모다. 이번 조정이 성립되면 NH증권은 전문투자자 투자금 1249억원을 제외하고 개인, 법인 등 일반투자자에게 3078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업계 안팎에선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투자자들에게 선보상 후 펀드 사무관리회사인 예탁원과 수탁사인 하나은행에 소송을 통한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라임펀드의 경우도 펀드 판매사들이 운용사와 공모한 증권사를 상대로 구상권 청구에 본격 돌입하면서 이런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감원은 분조위 개최에 앞서 옵티머스 제재심의위원회에서 하나은행에 기관경고를 내렸다. 현재 금융위원회로 넘어간 상태다. 하나은행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수탁사 도장 등을 위조해 서류를 거짓으로 꾸몄다며 같은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예탁원에 대해선 감사원 감사 후 결과를 따르겠다는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예탁원은 현재 감사원 감사를 진행중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감사원의 금감원 감사 과정에 예탁원 감사도 포함된 것으로 안다"며 "감사원에서 관련 자료를 요구했고, 담당부서 관계자를 면담하는 등 감사업무를 진행했고 아직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월 금감원은 예탁원에 사무관리회사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기관 경고와 관련 직원 감봉 중징계안을 통보했다. 예탁원은 자본시장법상 사무관리회사가 아닌 단순 계산 '사무대행사'에 불과해 옵티머스 사모펀드에 대한 검증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엔 금융위원회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다만 예탁원과 하나은행이 강하게 맞서고 있는데다, 금감원 분조위가 판매사에 100% 반환을 권고하면서 NH투자증권 이사회에선 분조위 결과 미수용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증권사와 옵티머스 투자자들과 길고 긴 소송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의 이사회 결정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투자자들에 선보상 후 향후 하나은행과 예탁원을 상대로 이들이 부실을 감춰 우리도 속았다는 이유로 충분히 소송을 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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