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에서 정·관계 로비 의혹의 핵심으로 꼽히는 '로비스트 3인방' 중 2명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노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 연예기획사 대표 신모(56) 씨와 김모(56) 씨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신 씨에게 징역 5년, 김 씨에게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로비스트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는 연예기획사 대표 출신 신모씨가 지난해 11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0.11.17 pangbin@newspim.com |
검찰은 "피고인들은 정·관계와 금융계의 다양한 인맥을 과시하며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에게 접근해 옵티머스홀딩스 또는 옵티머스 회장, 본부장 등 직함을 사용해 다양한 이권사업을 진행하면서 수백억원대의 펀드 자금을 사용했다"며 "김 대표에게 받은 자금이 옵티머스 투자자들에게 피눈물이 되는 투자금인 것을 알면서 유흥비, 내연녀 생활비, 개인채무변제 등에 흥청망청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 씨에 대해 "김 씨와 또 다른 로비스트 기모(57) 씨를 지시하는 회장 위치에 있던 점, 김 대표의 신뢰를 바탕으로 본건 범행 전반에 주도적 역할을 한 점, 취득한 이득액이 적지 않고 범행을 반성하지 않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강조했다.
김 씨에 대해서는 "신 씨의 수족으로 일하는 비서실장으로 김 대표를 기망해 실행행위를 직접하는 등 본건 범행 전반에 핵심 역할을 했으나 일부 범행을 인정한 점을 고려했다"고 구형이유를 밝혔다.
신 씨는 최후 진술에서 "먼저 제 부족함과 잘못을 크게 뉘우치고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면서도 "언론에서 말하는 '최고의 로비스트' 역할로 회장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 관심있던 사업에 투자받을 수 있는 자산운용사라고 생각해 당면한 문제 해결에 도움주는 것으로 단순하게 생각한 것이 이렇게 큰 대가로 죄인이 될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했다.
김 씨도 마지막 발언 기회를 얻어 "저로 인해 피해 입으신 분이 있다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제 나이 55세가 돼 김재현을 만났고 인정받으면 미래에 탄탄대로가 열릴 줄 알고 열심히 최선을 다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매일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를 구했다.
이날 신 씨 측 변호인은 "김 대표에게 돈을 달라고 다른 피고인들과 상의하거나 김 대표에게 요청하는 자리에 단 한 번도 같이 간 적이 없다"며 사기죄의 공모 혐의를 부인했다. 아울러 김 씨와 기 씨가 피고인을 기망해 중간에서 돈을 챙긴 것이므로 지시하는 위치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씨 측 변호인은 "일부 횡령 범행은 인정하나 개인적 이득을 위함이 아닌 업무상 지시로 했던 것"이라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김 대표가 마련해 준 서울 강남구 N타워 소재 사무실 등지에서 서울 마리나, 한국 마사회, 대한시스템즈 인수사업과 스포츠토토 컨소시엄, 대구뮤지엄 컨벤션 사업 등 다양한 이권사업의 성사를 위해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벌이고 옵티머스 자금으로 인수한 법인 회삿돈 29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또 옵티머스 자금 세탁 창구인 선박 부품 제조업체 해덕파워웨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김 대표를 상대로 소액주주 대표 윤모 씨에게 건넬 금액을 부풀리는 등 거짓말을 하고 총 10억원을 빼돌린 혐의, 윤 씨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6억5000만원을 지급한 혐의 등도 있다.
아울러 지난해 5월 김 대표에게 금감원 관계자를 소개하고 옵티머스 조사 무마를 대가로 2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에 대한 1심 선고기일은 내달 14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한편 이들과 함께 '로비스트 3인방'으로 불리며 옵티머스 관련 로비활동을 벌인 혐의를 받는 시행사 대표 기 씨는 도주했다 뒤늦게 구속 기소돼 내주 첫 재판 절차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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