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국내 증시가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면서 신용융자 잔고가 연일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증권사 신용융자 서비스가 다시 중단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 잔고는 22조9046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998년 7월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치다. 신용융자 잔고는 개인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빌린 자금의 규모를 나타낸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핌] |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해 증시 과열에 따라 크게 늘어났다. 기간별로 보면 △2017년 말 9조8608억원 △2018년 9조4076억원 △2019년 9조2133억원 △2020년 19조2214억원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횡보했음에도 신용융자 잔고는 점점 불어나는 모습이다.
결국 증권업계서는 신용융자 중단 이야기가 속속 새어나온다. 구체적으로 증권담보대출과 신용융자매수를 금지하는 것이다. 증권업계는 일반적으로 신용융자 잔고가 크게 늘어날 때마다 고객 자산 보호를 위해 한시적으로 신용융자 서비스를 중단해왔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월 신용거래 및 증권담보융자를 일시 중단했다. 다만 보유 중인 융자 잔고는 조건을 충족하면 만기 연장이 가능하며, 매도담보대출 및 담보종목 교체는 가능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미래에셋증권도 같은달 연금형과 플러스론, 미수상환자동담보대출을 포함한 증권담보융자 신규대출을 제한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증권사의 신용융자 한도는 자기자본 100% 이내다. 다만 대다수 증권사는 자본 건전성을 감안해 더 보수적인 기준을 잡는다. 기준은 각사 내규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자기자본의 60~90%로 전해진다. 즉 자기자본 100%를 넘지 않아도, 자체 기준을 초과하면 신용융자 서비스를 제한하는 것이다.
증권사 입장에선 신용융자 서비스는 쏠쏠한 수익원 중 하나다.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금리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대출 이용자 대다수는 초단기 투자자인 데다가 투자위험도 역시 크기 때문에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과도한 '빚투'를 우려하지만 증권업계서는 증시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해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존 신용융자 서비스를 이용하던 100명의 투자자가 대출을 늘린 것이라면 문제겠지만, 투자자 수가 늘어나면서 융자잔고가 늘어난 것이라 건전성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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