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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효성그룹의 재발견…'취임 5년' 조현준 회장의 리더십

기사등록 : 2021-04-2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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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섬유장 맡고 '그룹수익 40%' 스판덱스 사업 직접 키워
미래 먹거리로 택한 '탄소섬유·친환경 소재' 분야도 선두 기대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조현준 회장의 취임 5년, 효성그룹의 재발견이다.

효성그룹의 주계열사인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는 중간소재 생산회사로 그동안 실적에 비해 크게 조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들 회사는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 기대감을 바탕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4개월여 동안 이들 회사의 주가는 일제히 두배 가까이 급등했다. 효성티앤씨는 요가복 레깅스 등 에슬레저 의류의 소재인 '스판덱스',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보강재인 '타이어코드' 세계 1위 기업이다. 현재 두 소재 모두 수요가 폭발해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2007년부터 직접 섬유사업을 이끌었다"며 "그의 기술 경쟁력에 대한 신념과 그를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글로벌 설비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 조현준 회장 "기술경쟁력, 효성 성공DNA 되도록 할 것"

1968년생인 조 회장은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고 조홍제 창업 회장의 맏손자다. 2017년 그룹 총수에 오르며 오너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조 회장은 경기초등학교와 보성중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 예일대학교 정치학과, 일본 게이오대학교 법원대학교 등을 졸업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효성그룹] 2021.04.22 yunyun@newspim.com

이후 일본 도쿄 미쓰비시 상사와 모건스탠리 법인영업부에서 경험을 쌓았다. 1997년 효성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해 20년 간 '효성맨'으로 일하며 다양한 기획·관리업무를 경험했다.

특히 입사 10년 만인 2007년에 사장에 올라 무역·섬유·정보통신PG(퍼포먼스그룹)장을 맡았는데 이 시기 현재 효성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하는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사업을 글로벌 1위로 이끌었다. 스판덱스는 2010년 세계 시장 점유율 23%로 세계 1위로 올라섰고 현재 33%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인 중국 절강 화평(Zhejiang Huafeng)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2016년 말 부친인 조석래 명예회장이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나면서 이듬해 3월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조 회장은 취임사에서 "기술에 자부심을 갖는 회사로 만들겠다", "기술경쟁력이 효성의 성공DNA로 면면히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며 '기술 경영'을 재차 강조했다.

◆ 코로나19로 '레깅스' 소재 스판덱스 '없어서 못 판다'

조 회장의 '기술'을 강조한 정도 경영이 본격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효성티앤씨의 주력제품인 스판덱스는 요가복, 레깅스 등 에슬레저 의류의 소재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실내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고 가벼운 외출도 가능한 이지웨어 수요가 늘면서 스팍덱스의 수요가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효성티앤씨 영업이익 전망치는 18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까지 공급 부족으로 인한 특수를 누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효성의 친환경 섬유 '리젠제주'로 만든 티셔츠 [사진=효성티앤씨] 2021.01.20 yunyun@newspim.com

효성첨단소재도 올해 자동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함께 호실적을 누리고 있다. 효성첨단소재의 주력제품인 타이어코드는 자동차 타이어 속에 들어가는 보강재로 타이어의 안전성, 내구성, 주행성을 높여준다.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45%를 기록하며 2000년부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효성첨단소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2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342억원)의 두배 가까이 되는 규모다.

◆ 폐페트병에서 섬유 추출....노스페이스·플리츠마마에도 공급

뿐만 아니다. 조 회장이 이끄는 효성은 미래 먹거리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해왔다. 이 역시도 '기술 경영'을 앞세워 선두로 올라서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친환경 섬유 '리젠(regen®)'을 통해 다양한 시도에 나섰다. 2008년 국내 최초 페트병에서 추출한 '폴리에스터 리젠'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제주도 및 서울시는 각 지역에 버려진 투명 페트병을 분리배출하고 효성은 이를 활용해 재활용 섬유 '리젠제주' 와 '리젠서울'을 만들었다. 노스페이스와 플리츠마마는 이 섬유로 옷, 가방을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수소연료탱크의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 사업에 본격 나섰다. 탄소섬유는 섬유(실)이 탄소를 92% 함유한 제품으로 철에 비해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에 달해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평균 기압의 최고 900배를 견디면서도 가벼운 무게를 유지해야 하는 수소 연료탱크 소재로 적합하다.

효성첨단소재가 2011년 국내 최초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탄소섬유인 '탄섬 (TANSOME®)' 개발에 성공했다. 또한 2028년까지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 총 1조원을 투자해 연간 탄소섬유 생산량을 2만4000톤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국내에서 탄소섬유를 제조할 수 있는 업체는 효성첨단소재가 유일해 '수소경제 기반의 친환경 시대를 이끌 주역'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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