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김태진 기자 = 대전지역 공립유치원 교사들이 행정업무로 인해 수업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실정에 내몰렸다며 '업무 정상화'를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는 26일 오후 대전교육청 앞에서 '유치원 업무 정상화'를 요구하는 1인 시위와 규탄 행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설문조사 등을 통해 실태를 파악한 결과 대전 유치원 교사들은 본연의 임무와는 거리가 먼 행정업무를 처리하느라 수업 준비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는 실정에 내몰렸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신정섭 대전지부장이 공립유치원 업무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사진=전교조 대전지부] 2021.04.26 memory4444444@newspim.com |
노조는 "유치원 교사들이 얼마나 행정업무에 치여 사는지 금세 알 수 있다"며 "정작 중요한 수업 준비는 퇴근 후 집에 가서 해야 할 판이다"라고 강조했다.
유치원 교사들은 "내가 교사인지 행정실 직원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교육청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특히 병설유치원 교사들의 과중한 행정업무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병설유치원은 단설유치원과는 달리 별도의 행정직원이 배치돼 있지 않아 초등학교 행정실에서 행정업무를 겸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전교조 대전지부가 '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정원 배치기준'을 분석한 결과 대전은 24학급 이하 초등학교에 3명(11학급 이하는 2~3명)의 지방공무원을 배치하고 있다. 대전을 제외한 광역시는 모두 4명이다(서울은 5명). 초등학교 행정실 인력이 1명 적으면 행정실 공무원, 초등학교 교사, 병설유치원 교사 모두 과중한 업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유치원 교사들은 "대전시교육청이 말로만 '교육 전념 여건 조성'을 외칠 것이 아니라 '대전광역시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정원조례' 시행규칙 개정을 요구한다"며 "초등학교 행정실 인력이 증원되지 않으면 병설유치원 교사들은 행정업무에 치여 도무지 교육에 전념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노조는 "유치원 교사들은 좀 편하게 일해 보려고 목소리를 내는 게 아니다"라며 "행정업무에 치여 본연의 업무인 교육활동에 소홀해지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컴퓨터 모니터 말고 아이들 눈빛을 더 오래 마주하고 싶다는 절절한 외침에 교육청이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 김혜영 유치원위원장이 공립유치원 업무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사진=전교조 대전지부] 2021.04.26 memory4444444@newspim.com |
김혜영 유치원위원장은 "날마다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교육청 앞에서 릴레이 손펼침막 시위를 벌일 것"이라며 "유치원 선생님들이 너무 바빠 못 나오면 혼자라도 마이크 잡고 대전시교육청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외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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