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송기욱 기자 = 지난 9일 시제기가 출고되며 모습을 드러낸 한국형 전투기 KF-21(보라매)와 관련해 군 고위급 인사가 처음으로 스텔스기로의 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28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KF-21이 (북한에 대한) 비대칭 무기로 힘을 가지려면 스텔스 기능이 돼야 하는데 기술적으로 가능하냐'는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확장성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욱 국방부 장관과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오른쪽)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1.02.23 leehs@newspim.com |
이미 KF-21의 스텔스기로의 진화 가능성은 군 안팎에서 숱하게 나온 이야기다. 다만 군 고위급 인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KF-21은 2026년까지 공대공 능력을(블록 1), 2028년까지는 공대지 능력을(블록 2)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KF-21의 '블록 3' 개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아직 KF-21을 운용할 공군에서 소요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 블록 3은 적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추는 것이다.
F-117 블랙 데빌 [사진=팜 스프링스 항공 박물관(Palm Springs Air Museum) 홈페이지] |
스텔스기의 핵심은 '저피탐'이다. 저피탐이란 'Low Probability of Intercept(LPI)'인데, 쉽게 말해 적에게 탐지가 될 가능성을 낮추는 것(피탐 확률 감소)이다.
저피탐은 적의 레이더에 포착되는 면적이 아주 작아지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100% 포착되지 않는 건 없다. 다만 적이 레이더를 통해 볼 때 전투기인지 새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면 스텔스 기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저피탐 기능을 갖추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전투기의 형상이다. 기존 전투기 F-4, F-5, F-16 등을 보면 전투기 끝이 둥근 모양에 가깝다.
그런데 스텔스기인 F-22, F-35를 보면 전투기 끝이 뾰족한 모양이다. 1991년 걸프전에서 활약한 것으로 유명한 F-117은 거의 가자미를 연상케 할 만큼 전투기 끝이 뾰족하다. 전투기 끝이 뾰족해야 적의 레이더에서 쏜 전파가 적게 반사되기 때문이다.
KF-21 역시 전투기 끝이 뾰족하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선 "KF-21도 향후 스텔스기로의 진화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대한민국 첫 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사진=KAI] 2021.04.09 |
다만 KF-21을 스텔스기로 개발하는 데는 여러 난관이 존재한다.
먼저 스텔스기에는 '스텔스 도료(페인트)'가 필요한데 아직 우리나라 기술력으로는 어려운 부분이다. 설령 개발한다고 해도 유지비용이 만만치 않다.
또 스텔스 도료의 무게가 일반 전투기의 도료보다 더 나가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아울러 KF-21을 스텔스기로 만들자면 무장을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장착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무장 장착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통상 일반 전투기는 항공기 날개 등 외부에 무장을 장착하는데, 내부에 무장을 하게 되면 공간 활용 능력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부분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래도 이러한 난관들을 뚫고 KF-21이 스텔스기로 거듭난다면 북한에 대한 확실한 비대칭 전력이 될 수 있다.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우리 군이 미국에서 도입한 F-35A다. F-35A는 스텔스기로, 적의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 과거 선전매체를 통해 강력히 비난한 바 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