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빙과업계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빅모델'들을 기용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올해는 지난해 10월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아이스크림 시장이 '빙그레+해태'와 '롯데제과+롯데푸드' 라는 양강 구도로 재편된 뒤 처음 맞는 여름 시즌이다. 이에 따라 빙과업계 점유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인 월드콘 광고모델에 배구선수인 김연경을 발탁했다. '빙그레+해태'는 각사의 대표 제품인 부라보콘과 슈퍼콘의 모델로 각각 이병헌과 오마이걸을 내세운다.
세 모델의 공통점은 모두 MZ세대(1980~2000년 출생)에게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유명인들이라는 점이다. 각사는 모델들을 활용해 신세대들에게 '유머'로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빙그레 슈퍼콘과 해태아이스크림 호두마루 광고. [사진=슈퍼콘 광고 캡쳐] 2021.04.30 jellyfish@newspim.com |
이미 빙그레의 슈퍼콘 광고는 젊은 층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빙그레는 '창과 방패'라는 제목의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광고는 법정에서 검사와 변호사가 진술을 통해 특정 사건의 진위 여부를 따지는 형태로 진행된다.
그러나 법정이라는 엄숙한 공간에서 이와는 반대되는 깜직발랄한 이미지를 가진 걸그룹 오마이걸이 증인으로 등장해 '슈퍼콘'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다. 그 이후 느닷없이 오마이걸의 대표 곡인 '살짝 설렜어'를 공연한다. 이렇듯 전혀 개연성 없는 연출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음 장면에 무엇이 나올지 몰라 광고를 끝까지 시청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놀랍게도 유튜브에 업로드 된 광고 영상은 누적 조회수 530만회에 댓글 역시 2500개가 달릴 만큼 화제를 모았다. 댓글 창에는 "이 광고는 역대급이다", "5분 광고를 다보고 심지어 두 번 돌려봤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통상 광고영상은 유튜브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한다. 그럼에도 빙그레 광고는 누적 조회수 500만회를 넘겼고 내용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도 약 2500개에 달했다. '유머'라는 콘셉트로 MZ세대를 저격한 것이 통한 셈이다.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배우 이병헌의 해태아이스크림 부라보콘 광고. [사진=부라보콘 광고 캡쳐] 2021.04.30 jellyfish@newspim.com |
따라서 롯데제과의 월드콘과 해태아이스크림의 부라보콘 광고 역시 '재미'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태아이스크림은 10년 만에 광고를 제작하는 만큼 공을 들였다. 해태아이스크림은 총 두 편의 광고를 제작한다. 이미 1탄인 '열두시의 결투' 광고분은 유튜브에 업로드 된 상태다.
광고 초반, 배우 이병헌은 진중한 모습으로 승용차를 거칠게 몰며 어딘가를 향해 달려간다. 긴박하게 움직이는 차 안에서 이병헌은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12시까지 나와"라고 낮게 읊조린다. 흡사 추격전을 하는 것 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알고 보니, 배우 이병헌이 그렇게나 치열하게 운전해서 도착한 곳이 '부라보콘'을 판매하는 마트였다는 반전이 숨어있었다. 제목이 열두시의 결투인 이유는, 부라보콘을 사기 위해 달려드는 초등학생 아이들과 결투해야 하기 위함이었다.
어른과 아이의 '부라보콘 사수'를 위한 결투라는 다소 황당무개한 내용전개인데, 이병헌이 모든 장면에서 '진중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롯데제과의 월드콘 광고 영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배구여제 김연경은 월드콘으로 노는 방법을 소개하고 '월드콘테스트'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실시할 예정이다.
다만 김연경 역시 '식빵언니'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고, 개인 유튜브를 통해서도 '개그 캐릭터'의 면모를 보여왔기 때문에 월드콘 광고도 '유머'가 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빙과업계 성수기는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이라며 "기상청에서도 올 여름 평년 기온이 지난해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고했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판매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로 밖에서 활동하는 젊은 층과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의 주된 소비자들인 만큼, MZ세대가 원하는 유머가 가미된 광고를 제작했다"며 "광고효과가 점유율 증가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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