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연내 상장을 추진하던 티몬이 갑작스럽게 사령탑을 교체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선 지난해 외형 성장을 이루지 못하면서 사실상 연내 기업공개(IPO)가 불발될 위기에 처하자 재무통으로 반전을 꾀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이진원 티몬 대표 [사진=티몬] |
11일 티몬에 따르면 지난 2년간 티몬을 진두지휘해 왔던 이진원 대표이사는 건강상의 이유로 전날 이사회에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이사회는 이를 받아들여 이 전 대표의 후임으로 전인천 재무부문 부사장(CFO)을 신임 대표로 앉혔다.
유통 업계에선 사실상 경질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외형 성장에 실패하면서 연내 IPO 가능성도 낮아진 게 사실이다. 작년 티몬의 매출은 15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다만 수익성은 2019년 753억원에서 지난해 653억원으로 대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자본잠식도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
이는 IPO를 추진 중인 티몬으로서는 뼈아프다. 티몬은 지난해부터 '테슬라 요건 상장(이익미실현 기업 상장 특례)'을 추진하고 있다. 테슬라 상장의 주요 요건은 '성장성'에 있다. 티몬처럼 적자 기업이더라도 '2년간 매출 증가율' 요건만 충족한다면 상장은 가능한 구조다.
하지만 티몬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째 매출은 감소세에 있다. 성장성이 입증되지 않은 만큼 연내 상장은 사실상 불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 업계에서는 티몬이 수장을 재무 전문가로 교체한 것은 상장 혹은 매각을 위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티몬 재무부문장에 선임된 인물이다. 전 대표는 '재무통'으로 통한다. 그는 지난해 상장에 성공했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CFO(Chief Financial Officer)로 근무한 이력도 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전인천 티몬 신임 대표이사. 2021.05.10 nrd8120@newspim.com |
티몬에 입사한 이후에도 IPO의 토대를 마련하는 업무를 맡아 수행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CFO 출신을 대표로 앉힌 것은 IPO나 매각에 초점을 맞춰 진행한 인사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티몬 측은 '경질성 인사'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티몬 관계자는 "실적 부진으로 경질성 인사가 아니"라며 "책임을 묻는 경질성 인사였다면 이 전 대표가 고문으로 남아 회사 업무를 돕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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