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정부·여당이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부겸 국무총리,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선을 1년여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야당 패싱' 장관 선출로 인해 국민들의 반감이 더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 의원총회에서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및 소속의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김부겸 총리 인준안을 민주당이 강행처리한 것에 항의하며 청와대 앞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항의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2021.05.14 photo@newspim.com |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무려 32명의 장관급 인사들을 야당의 동의 없이 임명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독주는 국민들에게 반감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처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에 참석해 "일방적 총리 임명은 야당의 존재를 부정하는 폭거"라고 주장하며 반대 시위를 벌였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날 임혜숙·노형욱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며 청와대 앞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국민의힘 항의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중진 의원은 "야당이라고 해서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않는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공직자로서의 자격이 검증됐기 때문에 찬성한 것 아닌가"라며 "임혜숙·노형욱 장관은 누가 보더라도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 입장에선 막을 방법이 없다. 민주당이 180석에 가까운 거대 의석으로 밀어붙이지 않았나"라며 "국민들도 이런 상황을 지켜보시면서 야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중진 의원은 "정권교체의 신호탄이다. 과거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도 2016년 20대 총선 패배를 맞이하기 전까지 징조를 읽지 못했다"며 "코로나19 백신 수급 문제, 부동산 정책 실패, 일방적 법안 통과, 야당 동의 없는 장관 임명까지 국민들이 보시기에도 문재인 정부의 폭정이 도를 넘었다. 문재인 정부가 현 상황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다면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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