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로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리츠(REITs·부동산 투자회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높은 배당 수익외에도 인플레이션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투자 대안처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 13개는 지난달 이후 전날까지 평균 18.5% 상승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올랐다. 특히 정세균 전 국무총리 테마주로도 관심을 받은 에이리츠(123.9%)와 케이탑리츠(38.4%)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에이리츠는 개발형 리츠로 e편한세상 문래, 왕십리 KCC 스위첸 등을 기초 자산으로 삼는다. 케이탑리츠는 쥬디스태화, 완정빌딩, 판교산운아펠바움, 화정빌딩 등을 임대 운용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모두투어리츠(21.6%)와 코람코에너지리츠(18.3%)가 뒤를 이어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모두투어리츠는 부동산을 매입한 뒤 호텔(숙박시설)로 운용하며 스타즈호텔 4곳 등을 자산으로 삼고 있다. 코람코에너지리츠는 국내 첫 주유소 리츠다. SK네트웍스로부터 인수한 전국 187개 직영 주유소를 기초 자산으로 삼고 있으며, 최근 이중 27개 주요소의 매각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이밖에 신한알파리츠, 이리츠코크렙, 롯데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등이 5~8% 대의 높은 수익을 올렸다. NH프라임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이지스밸류리츠, 미래에셋맵스 등도 2~4%대의 수익을 내며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1.5%)을 상회했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하거나 상가, 호텔 등 부동산에 투자하는 간접투자 상품이다. 대표적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분류되며 일반 주식 대비 변동성이 적은 데다 저금리 시대에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리츠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성장주 쏠림현상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하지만 최근 미국발(發)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자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이 부각되면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통상 물가가 상승하면 부동산 임대료와 사용료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위험을 헤지할 수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리츠는 인플레이션에 방어적이었는데 이는 금리 인상분을 임대료에 전가하며 임대수익을 보완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주택은 타 자산 대비 비교적 임대료 인상과 임대기간이 유연해 인플레이션 시기 매력이 돋보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상진 한국리츠협회 연구위원도 "인플레이션 시대에서 리츠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다"며 "다른 주식과 상관성이 낮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리츠를 편입하면 그 자체로 인플레이션 헤지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또 배당주로서의 바퀴를 확보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높은 배당수익률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상장리츠의 배당수익률은 7.1%로 집계됐다. 이는 싱가포르(6.1%), 캐나다(4.4%), 호주(3.9%), 미국(3.7%), 일본(3.4%)의 배당수익률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신규 리츠의 상장이 본격화되면서 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김 연구위원은 "리츠를 생성하는 자산관리회사(AMC)가 증가했다는 점이 중요한 부분인데 이미 올해 7개의 AMC가 인가를 받았고, 현재 인가를 진행하거나 준비하는 중인 회사가 15곳 정도 된다"며 "즉 리츠를 생성할 수 있는 회사가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므로 올해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상장리츠의 주가 호조에 힘입어 성공적인 상장이 기대된다"며 "대형화, 다물(多物) 자산 편입으로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 기존 자산의 가치 증대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실천하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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