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기업·학계·의료계 연합 체계가 구축 될 전망이다. 정부도 대규모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mRNA 백신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일러스트. 2021.01.11 [사진=로이터 뉴스핌] |
20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동아쏘시오그룹 계열사인 에스티팜, 진원생명과학 등 국내 기업들이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 중이다. 여기에 서울대, 포스텍, 명지의료재단 등 학계와 의료계도 논의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거론되는 회사들은 mRNA 백신 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관련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올해 초부터 mRNA 백신 연구를 사업 방향으로 잡고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에스티팜은 mRNA를 둘러싸는 LNP(지질 나노 입자) 약물 전달체 기술을 갖고 있다. 진원생명과학도 mRNA 의약품 관련 대표 연구기관 중 하나인 미국 휴스턴 메소디스트 병원과 협력해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초기 논의 단계로 향후 참여 기업 등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 중인 한 회사 관계자는 "국내 회사들 간에서 이런 형태는 어떤지 등 얘기가 오고간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초기 단계라 구체화 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지금은 주최 등이 모호한 상태"라고 귀띔했다.
mRNA 백신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등장한 신기술이다. 직접 바이러스를 주입하지 않고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원리로,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방식으로 상용화 된 제품은 미국 제약사의 화이자, 모더나 백신뿐이다.
정부도 그간 mRNA 백신 개발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지난 7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팬데믹에서 새롭게 등장한 mRNA 백신 플랫폼은 감염병 외 다른 만성병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며 "연내 국산 mRNA 백신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도 mRNA 백신 개발에 대규모 지원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백신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선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수적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 모더나에 4조원을 투입했고, 1년으로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 시켰다. 백신 개발에는 통상 수년 이상 걸리는데 정부 지원이 이를 앞당겼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한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 국산 백신 개발을 총력 지원하겠다"며 지원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백신 주권 확립을 위해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위협이 장기화되고 변종 바이러스나 새로운 감염병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신기술로 각광받는 mRNA 백신 개발에 제약사, 학계, 의료계 등이 힘을 모으고 있는 모습은 긍정적"이라며 "개발, 생산, 공급 등에서 시너지가 나타나고 신속한 허가를 위한 정부의 규제 개선과 실효성 있는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 빠르게 백신 개발에 성공하고 현재 전 세계의 백신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도 미국의 초고속 작전, 영국의 컨소시엄을 통한 전폭적인 재정 지원 등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아낌없는 지원과 개발 성공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우리나라도 백신 개발 역량을 키우고 나아가 백신 주권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kmkim@newspim.com